이번엔 섬유단체 실무진 교체요구

입력 1999-06-28 00:00:00

대구시가 섬유단체 세대교체론을 실무영역으로 확대, 또다른 파문이 우려되고 있다.

지역 섬유업계는 최근 대구시가 조합 등의 실무진 교체작업을 추진하자 현실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반강제적 추진방식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업계의 자기 책임성 부족에서 비롯된 사태이지만 대구시의 접근 방식에 대해선 마뜩지 않은 표정이다. 시가 물밑 조율보다 정공법을 택함으로써 밀라노 프로젝트의 두 축인 시와 업계간 이반 분위기를 조성하게 될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구시 입장시는 최근 연구소, 협회, 조합 등 섬유단체들에 대해 실무진 대폭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의 인력으로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없으므로 젊은 전문가들로 대체해야 한다는 게 시의 주장이다. 특히 ' 해외유학으로 풍부한 세계 경험을 가진 섬유전공 박사급 인력 충원' 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섬유개발연구원에 대해선 원장 이하 3개 센터, 9개팀 전체조직에 걸친 구조조정을 요구, 이미 내부적인 작업이 진행중이다.

대구· 경북섬유산업협회에 대해서도 다음달 총회에서 신임회장이 선출되는대로 조직개편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또 각 조합을 상대로 실무자 상당수를 젊은 층으로 바꾸는 세대교체 작업을 종용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선 능력 있는 실무진이 필요한데도 업계가 각종 인맥에 얽혀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못하고 있다" 고 시가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업계 입장업계에선 시가 추진하는 2라운드 교체작업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관주도의 일방통행식 구조조정에는 반발하고 있다.

섬유개발연구원 경우 시 재정보조를 받고 있어 구조조정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내부 진통은 상당하다. 특히 각 조합들은 시로부터 별다른 지원을 받지 않기 때문에 조정 요구가 얼마나 먹혀들지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가 조정력을 발휘해 물밑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공론화시켜 실무자들의 불명예 퇴진을 강요하고 있다" 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가 업계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업체들의 반발을 사 프로젝트 참여도를 낮추는 등의 소탐대실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 이라며" 더 신중한 접근책이 요구된다" 고 말했다.

〈李相勳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