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고등공민학교' 출신 동문들 50년사 발간

입력 1999-06-26 1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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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야학 출신 동문들이 어렵게 공부하던 시절을 잊지 못해 학교 역사를 담은 책을 발간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노동 야학인 '복음고등공민학교' 출신 동문들은 올 8월 열리는 총동창회에 맞추어 '복음 50년사'를 발간, 동문들에게 배포하기로 하고 책 만드는 작업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복음고등공민학교는 이미 지난 87년 폐교됐으나 동문들은 기수별로 모여 연간 2차례에 걸쳐 총동창회를 여는 등 끈끈한 정을 이어오다 개교 51주년인 지난 3월 총동창회에서 학교사를 담은 책을 발간하기로 하고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

'복음 50년사'는 학교 연혁과 사진, 동문들 소식 등을 담게 되며 동문들로부터 재학 당시 추억, 회고담 등 기고문을 받아 500~600쪽 분량으로 만들어진다.

'복음고등공민학교'는 지난 48년 신문팔이와 고아 등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불우청소년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문을 열었다. 남산교회 지하실에서 시작된 이 노동야학은 당시 대구사범 재학생들의 노력으로 기틀을 잡은 뒤 68년에는 당시 교장이던 김태한 전 계명대 총장이 사재를 털어 수성구 상동에 3개의 교실을 마련, 검정고시 합격률 1위를 한번도 놓치지 않을 만큼 명문야학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미진학 청소년들이 줄어들고 산업체 정규 중학교 과정이 생기면서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어 87년 문을 닫고 말았다.그간의 복음학교 졸업생 수는 1천300여명. 동문들 중에는 주경야독의 고생을 딛고 변호사, 교수, 공무원 등 각계에서 성공한 이들도 적지 않다. 복음학교는 폐교이후 복음장학회를 설립, 불우 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있으며 당시 교사들도 '복우회'를 결성, 정기적 만남을 가지는 등 야학정신을 이어오고 있다.

복음학교 21회 졸업생 장재식(44.대구지방경찰청 근무)씨는 "어려웠던 시절 서로를 격려하며 공부한 것이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소중한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책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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