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망연자실하다. 최근 한달여 만에 대형 악재들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자고 나면 하나씩 시리즈로 터지고 있다.
고가 옷 로비의혹, 검찰간부의 파업유도 의혹, 서해 교전사태, 그림 로비의혹, 금강산관광객 억류, 남북차관급회담 차질, 손숙환경부장관 2만달러 수수, 김광식경찰청장 동생 로비의혹 등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여권을 마구 흔들고 있다.
특히 이들 악재 대부분이 현 정부와 고위층 인사들의 도덕성과 관련되어 있어 민심이반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정 가운데 경제와 외교를 제외하고 성한 곳이 별로 없다. 여야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정치는 실종되었고 정부의 최대 치적인 햇볕정책마저 위협을 받고 있으며 사회는 불신으로 가득차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어떻게 국민들의 원성을 받는 일들만 자꾸 터지는 지 우리도 미칠 지경"이라면서 "대통령도 아랫 사람들이 욕먹는 사고만 골라 치고 있어 속이 상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魔)의 6월이 빨리 지나가기를 고대할 뿐"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나 여권의 고민은 강펀치를 연이어 얻어 맞고 그로기 상태 직전까지 몰리고 있는데도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인사들도 답답한 듯 기자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좋은 해법이 없느냐"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여권의 한 인사도 "현재 우리는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국정운영 자체가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며 탄식하기도 했다. 임기말에 찾아오는 레임덕이 취임 1년반 만에 온 것이 아니냐며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지 걱정이 태산이라는 반응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현 정부의 문제점을 철저히 진단하고 국정운영 시스템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재검토를 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의 한 인사는 "경제회복이 상상외로 빨라지고 있는데도 국민들이 왜 저렇게 분노하고 있는 지를 근본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서는 특검제를 전면수용하고 손숙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여권이 넋이 나간 만큼 국민들도 허탈해 하고 있는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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