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1999'…내달 9일 대구시민회관

입력 1999-06-23 14:09:00

나르시스적 몽상가 햄릿.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면서 힘들어 하다 구겨지고 쪼그라드는 우리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캐릭터다.

오는 7월 9일부터 11일까지 대구시민회관 대강당에서 공연하는 '햄릿 1999'는 제목이 시사하듯 세기말에 놓인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아니, 굳이 한국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햄릿 오필리어 호레이쇼, 레어티즈등 배역이름도 그대로고 줄거리도 셰익스피어의 '햄릿' 그대로다. 다만 의상과 세트 등을 현대적으로 옮겼을 뿐이다. 그런데도 '햄릿 1999'에 등장하는 햄릿은 행동하지 못하는 한국의 나약한 지식인상을 빼다 닮는다.

"내가 무엇을 한들 이 세상이 바뀌겠는가…"라는 햄릿의 독백은 많이 읊조렸던 우리의 독백이다.

극단 유가 제작하고 김아라(극단 '무천' 대표) 연출의 '햄릿 1999'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호객'하는 연극이다.

TV와 연극무대를 오가다 연극쪽에 둥지를 굳히고 있는 유인촌이 햄릿역을 맡고 '품바'와 영화 '간첩 리철진'의 정규수(로젠크란스), 영화 '쉬리'의 최민식(레어티즈), 영화 '산부인과'의 방은진(오필리어)등 스크린에서 낯익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당초 진희경이 방은진과 함께 오필리어역 더블 캐스팅이었으나 부천영화제 때문에 불참하게 됐다.

무대미술 박동우, 음악감독 김기영 등 쟁쟁한 스태프들이 포진하고 있다.

9일 오후 7시 30분, 10일 11일 오후 3시, 6시. 공연문의 053)752-6597(백두기획)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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