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총리 포르투갈 방문 성과

입력 1999-06-22 14:59:00

김종필(金鍾泌)총리는 21일 이번 해외 순방의 두 번째 방문국인 포르투갈에서 적지않은 정치·경제적인 성과를 얻었다.

우선 외교적으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포르투갈의 확고한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이날 총리회담을 마친 후 포르투갈의 구테레스총리는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밝힌 데 이어 국제사회에서 우리 정부의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물론 김총리도 포르투갈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사태'에 대한 국제적인 협력을 다짐했다. 사실 김총리는 8월 독립과 자치 여부를 결정지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동티모르에 UN을 통해 기부금을 내고 경찰을 파견키로 약속했고 구테레스총리는 이에 대한 화답으로 대북정책에 대한 적극 지지를 천명한 것이다.

김총리가 이번 순방에서 햇볕정책의 전도사로 나선 점도 주목받고 있다. 김총리는 교민들과의 만찬에서 스스로를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라며 보수적인 색깔을 강조하면서도 햇볕정책을 옹호했다. 현지 언론들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날 오전 예정됐던 베이징 남북 차관회담이 연기된 것과 남북한간의 서해 교전사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EU(유럽 경제공동체)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총리는 한-포르투갈간의 경제협력과 관계증진 방안을 협의하고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각별한 지원을 당부했다. 또 한-EU 기본협력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프랑스 등 6개 EU회원국에 대한 협정비준 지원을 요청했다. 포르투갈도 김총리 방문 직전에야 기본협정에 서명했다.

김총리 방문을 계기로 포르투갈이 이처럼 정치·외교적인 협력을 다짐하고 나선 것은 올 연말 마카오 반환을 앞둔 포르투갈의 대아시아 공략과 우리의 대 EU공략 전략이 서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포르투갈이 대통령제를 가미한 내각책임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도 또다른 관심거리였다. 포르투갈은 대통령이 군 통수권 외에 명목상의 총리 임명권과 국회 해산권 등의 권한을 갖고 있는 다소 변형된 내각제 국가다. 그래서 김총리는 이날 낮 구테레스총리와 회담을 갖는 등 주요 일정을 가진데 이어 삼파이오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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