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식 수석대표 일문일답

입력 1999-06-22 00:00:00

북한이 남한으로부터 지원받기로 했던 비료 10만t 가운데 마지막 2만2천t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1일 남북 차관급회담을 연기한데 대해 남측 수석대표인 양영식(梁榮植)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후 회담장인 중국 베이징(北京) 켐핀스키 호텔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북측 통보 내용과 이에 대한 정부 대응 방안을 밝혔다.

양 수석대표는 "21일 오후 2시 20분쯤 북한의 권민 아.태평화위 참사가 윤정원 통일부 주재관에게 전화 통보를 해왔다"며 "지난 3일 베이징 비공개 결과를 합의한 전금철(全今哲)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김보현(金保鉉) 총리 특보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소개했다.

그는 "오는 22일 새벽 2시쯤 비료 2만2천t을 실은 마지막 수송선박이 북한 남포항에 도착할 예정인데도 이를 구실로 북측이 이번 차관급회담을 지연시킨 것은 유감"이라며 북측의 회담 참여를 촉구했다.

다음은 양 수석대표와의 일문 일답.

-정부는 북한 반응을 무기연기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는데 회담 재개 시기는.

△나머지 비료의 북한 남포 도착 기준으로 볼 때 먼 시일로 안 본다.

-대북비료 지원 시기의 연기 가능성을 알렸다고 하나 베이징 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할 근거는. 또 북한의 회담 연기가 합의 위반은 아닌가.

△동포애적 견지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비료를 지원하는 것이다. 악천후는 천재지변의 성격을 띠고 있고, 비료는 물에 젖으면 사용할 수 없는 것 아닌가.전화통지문으로 북한의 양해를 구했다. 우리측이 비료 지원을 지연시킨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또 동포애적 차원에서 하루 이틀은 문제가 아니다. 이를 빌미로 이번 회담을 연기한 것은 유감이다.

50년간이나 기다려온 이산가족 문제인 만큼 정부는 인내를 갖고 기다리겠다.

-북한이 오늘 두번씩이나 회담 개최를 연기한 저의는. 22일 비료가 도착한 다음에도 기다릴 것인가.

△수석대표로서 앞일을 예견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비료 도착후 북한 반응을 지켜 보겠다.

-합의될 때까지 기다리나. 또 협의 창구는 어딘가.

△기존의 베이징 남북 당국간(김보현-전금철) 채널을 가동시킬 것이다. 남측 대표단은 베이징에 머물 것이다. 합의대로 북측 대표단이 베이징에 온 것은 평가한다.그러나 북측 사정 탓에 비료 납기가 회담 지연의 구실이 돼 유감이다. 비료가 남포에 도착한 다음 북한의 행동을 보고 얘기하자.

북한이 대화가 있는 남북한 시대를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