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지구촌-美 최고의 벽돌 등대

입력 1999-06-21 00:00:00

미 노스 캐롤라이나주 해터라스 곶에 가면 역사적으로 유명한 등대〈사진〉가 있다.

1870년에 세워진 이 등대는 257개의 계단이 있는 미국 최고(最高)의 벽돌 등대.멕시코 난류와 래브라도 한류가 만나면서 유사를 형성해 지금까지 300척 이상의 선박을 난파시켜 '대서양의 무덤(The Graveyard of the Atlantic)'이란 별명까지 갖고 있는 해터라스 곶 앞바다를 지켜온 유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관광객들과 이 곳을 지나는 선박들은 바닷가에서 험한 바람에도 꿋꿋이 버티고 있는 이 등대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같다.

심한 바람과 폭풍우로부터 등대를 보호하기 위해 2000년 5월 미 전몰장병기념일을 기해 해변에서 9km나 떨어진 내륙으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미 국립공원관리단은 '점점 해수와 해풍에 침식돼가는 등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미 과학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이전을 결정했다.

이전 작업은 화강암으로 구성된 벽돌을 해체해 다시 복원하는 순이며 비용은 1천200만달러(한화 약 144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이전 작업을 지켜보는 관람객만 매일 4천여명, 주말에는 1만2천여명이 현장을 지켜보고 있어 이 등대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이전 작업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결혼40주년을 이 등대에서 보냈던 국립공원관리단의 사진사 마이크 부어 부부는 "이 등대는 전 미국을 대표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동네 주민들도 "130년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등대를 옮기는 것은 역사적이나 지리학적인 정확성을 생각하면 바람직 하지 않다"며 일부에서는 해변가에 있는 집이나 빌딩을 보호하는 방파제를 쌓는데는 법으로 엄격히 규제하면서 등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을 쏟고 있는 노스 캐롤라이나 주를 원망하고 있다. 〈鄭知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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