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담배 판매 양심의 가책 느껴야

입력 1999-06-17 14:23:00

서부고등학교 1학년이다. 얼마전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슈퍼에 간 일이 있었다. 근데 어떤 남학생이 들어와서는 '아저씨 담배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저씨는 담배를 주면서 '잘가라'는 말까지 했다.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는 담배를 파는게 금지되어 있고, 벌금이나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 담배를 판다는 건 도저히 상식밖의 일이었다. 게다가 그 슈퍼 앞에는 '18세 미만에게는 술·담배를 팔지 않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래서 참다 못해 "아저씨 청소년에게 왜 담배를 파세요. 이것은 엄연히 법에 어긋나는 일이 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저씨는 아랑곳 하지 않고 언제 학생이 봤어?라고 화를 내는 것이었다. 너무 황당해 슈퍼를 바로 나와 버렸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만약 그 학생이 그 아저씨의 딸이나 아들이었다면 담배를 팔거나 파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 또 청소년 흡연 문제를 걱정할 자격은 있을까.

청소년의 흡연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문제들에 있어서 탓하고 야단치기에 앞서 어른들부터 먼저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는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어른들이 입으로만 '청소년 문제 심각해'라고 하는 것보다 자신들이 먼저 반성했으면 좋겠다.

전성이(대구시 서구 평리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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