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지구촌-콘돔 맨 화가

입력 1999-06-17 14:28:00

올해 54세의 화가 에베라르도 헤르난데즈.타지에서는 거의 무명에 가깝지만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명물로 손꼽힐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화가라기보단 팝 아트쪽이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한데 사람들은 그를 이름 대신 '콘돔 맨' 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독특한 자기세계의 표현방법 때문.

그는 지난 13년동안 콘돔 포장지로 작업을 해왔다.

포장지에 쓰여진 제조회사나 사용법 등 글씨들을 지운후 불타는 꽃이나 아즈텍 문명의 여러가지 형상들, 선인장 등을 그려넣어 조그만 플라스틱 판에 붙임으로써 작품을 만든다.

일주일에 네번씩 로스앤젤레스 서부 베니스가에 있는 자신의 미니 콘돔 화랑에 전시까지 하고 있다.

전직 고교교사였고 사회운동가였던 그가 이런 작업을 하게된 동기는 문란한 성생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

클리닉센터에서 건강교육을 맡고 있을때 '콘돔 아트'를 생각해냈다는 그는 "라틴계 사회에서 건전한 성생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소 충격적인 방법을 사용했다"며 "작품 구매객의 99%가 18세에서 35세까지의 여성"이라고 밝혔다.이 작품들은 대개 14~25달러(한화 약 1만7천~3만원)에 팔리는데 콘돔까지 무료로 끼워준다고.

관객들로부터 '부끄러운 짓'이란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상당수 관객들은 그의 메시지 전달 방법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런던에서 관광을 와서 26세된 아들을 위해 작품을 구입했다는 프란시스 해리스는 "에이즈나 각종 성병 예방을 전하는 도구로서 이보다 더 재미있고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鄭知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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