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비료 수송화물선 "긴박상황 몰랐다"

입력 1999-06-17 14:51:00

대북 구호물자인 비료 5천t을 싣고 북한 남포항에 입항했던 3천849t급 화물선 '선 듀크(Sun Duke)'호(선장 김성환.50)가 16일오후 1시께 인천 외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지난 11일 울산항을 출발, 남해안을 돌아 12일 오전 8시 10분께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다음날 오후 6시 40분께 남포항에 입항했던 이 배는 20㎏포대 25만개에 담긴 비료를 이틀동안 하역한뒤 15일 오후 1시 15분께 남포항을 출발했었다.이 배에는 적십자사 경남지사 사무국장 최문정(53)씨 등 인도요원 3명과 한국인 선원 13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울산항 출항 당시 서해안에서의 긴장상태를 알고 있었지만 남포항에 채류하는 동안 발생했던 남북 해군간의 교전사태는 전혀 알지못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한국 영해에 들어오면서 TV 뉴스를 통해 처음 교전사실을 접했으며 이어 휴대폰을 통해 가족들과 안부전화를 했다.

북한에서 접한 북측 적십자사 인수요원들은 서해안의 남.북 긴장상태에 대해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번 방북이 3번째인 김 선장은"북한에 있는 동안 서해상의 교전사태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오늘 아침 뉴스를 통해 교전사실을 듣고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조리장 박홍순(54)씨는 "남포항에 도착한 첫날 선원구락부에서 북한 적십자사가 제공한 '백두산' 위스키를 오징어순대를 안주로 마셨다"며 "북한에 있는동안 이상한 점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 듀크호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인천 팔미도 인근 해상에서 적십자사 인도요원 3명을 세관 감시선에 내려준뒤 인천항에 접안하지 않은채 이날 오후 5시께 중국으로 떠났다.

지난 15일 오전 서해상에서 남북한간 교전이 발생했을때 북한 원산항에서 대북지원 비료 5천t을 하역했던 부산선적 천연호(5천562t급)가 16일 오후 1시께 울산항에 무사히 입항했다.

이 배의 선원들은 "당시 교전사실을 모르고 원산항에서 비료를 내리고 있었으며 북한 인부 2백여명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었으나 인부들도 모르는 것 같았다"면서 "북한 적십자사 직원들과 출항 선적검사를 했던 북한 세관 직원들은 불편없이 대해줬으며 배가 출항할때는 북한 적십자사 직원 3명과 일부 인부 등 10여명이 고맙다는 말과 함께 손까지 흔들며 배웅했다"고 전했다.

선원들은 15일 오후 5시께 북한 해상을 벗어나기 직전 처음 교전 사실을 전해듣고 다소 불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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