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해에 묻힌 남북 함정

입력 1999-06-17 14:52:00

15일 오전 서해 연평도 인근 서해상에서 벌어진 남북 해군함정 간 교전사태로 북한의 40t급(신흥급) 제1806호 어뢰정 1척이 침몰했다. 또 155t급 경비정 1척이 반침몰하는 등 북한 함정 5척이 침몰되거나 대파됐다.

우리측 해군이 북한 해군 함정을 격침시킨 것은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침투 간첩선을 침몰시킨 사례는 있었으나 정규군끼리 교전을 벌여 해군함정을 격침시킨 것은 이번이 첫 사례이다.

제1806호 어뢰정은 북방한계선 남쪽 5㎞, 연평도 서쪽 13.2㎞ 해역에서 피격됐다. 우리측 관할해역에 가라앉아 있는 유일한 북한 해군 함정인 셈이다.

미국 CNN방송은 이번 교전에서 북한군 30명이 사망하고 70명이 부상했다고 미국관리들의 말을 인용,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침몰된 제1806호 어뢰정은 승선인원이 17~18명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어뢰정 승선원 외에 다른 함정의 북한 해군까지 사망, 해저에 수장돼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반면 동해에는, 이미 일반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지만, 우리 해군경비함 1척이 수장된 채 30여년간 방치돼 왔다. 동해경비분대 소속 PCE56함(당포호)이다.

당포호는 동해 해상경계선 근해에서 명태잡이 어선 보호작전 중 67년 1월 19일 오후 2시 34분 북한 육상포대로부터 20여분에 걸쳐 200여발의 집중포격을 받고 격침됐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포호는 정전협정 체결 후 북한군에 의해 격침된 첫 해군함정이다.

당시 당포호는 어군을 따라 가는 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어로저지선과 해상경계선을 넘어 간 70여척의 우리측 어선단을 북한 함정이 나포하려 하는 것을 발견, 우리 어선들을 남하시키고자 했을 때 북한의 해안동굴 진지에 거치된 육상포대가 불을 뿜었다.

오후 1시 50분부터 집중포격을 받은 당포호를 구하기 위해 급거 달려온 53함이 3인치 포 등 100여발을 쏴 응전했으나 당포호는 선체에 명중탄을 맞고 북위 38도 39분 45초, 동경 128도 26분 47초 해상에서 침몰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이 교전사태로 승무원 79명(장교 8명 포함) 중 전사 39명(장교 2명 포함.실종자 포함), 중상자 14명, 경상자 16명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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