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제 수용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도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특위위원들은 14일 조폐공사 대전본부와 옥천창 및 대전교도소에 이어 15일에는 경산조폐창을 방문,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와 함께 신경식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3역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시민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한노총 및 민노총 농성장을 방문, 특검제 도입 문제와 국조권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
또 당 법사위원 및 특위위원들은 14일 특위위원들의 대전교도소 방문시 교도소 측이 "정식 국정조사 전에는 조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수감중인 강승회 조폐공사노조위원장 면회를 거부한 것과 관련 김정길법무장관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행보는 여권의 단독 국정조사 주장이 엄포용에 불과하다고 판단한데서 출발한다. 민심의 흐름을 감안할 때 여권의 단독조사는 불가능한데다 여권 내부에서 조차 특검제 도입 등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어 장외공세로 여권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안택수대변인은 이날 "한노총과 민노총 농성장 방문이 자칫 노동계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어 농성현장이 아닌 사무실에서 노조간부들과 간담회를 가지기로 했다"고 밝혀 강경 장외투쟁이 역풍으로 반전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나라당은 일단 14일 현장조사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고있다. 파업유도 의혹사건의 핵심인물인 진형구전대검공안부장과 강희복조폐공사사장의 연결 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파업유도 공작이 이뤄지려면 두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든 접촉해야 하는데 사건 이후 이런 관계를 부인한 두 사람의 말이 거짓임을 밝혀냈다. 강사장은 한나라당 조사단의 추궁에 "진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기업에 불법파업이 있는데 왜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여권 내부에서 방향선회의 조짐이 보이는 것과 관련 협상의 고삐를 다소 늦추고 있다. 이부영총무는 "이날 오전 여.야 총무회담이 예정돼 있었으나 여.야 협상이 평행선만 그을 경우 국민들에게 실망감만 줄 뿐이므로 여권 의견이 정리될 때까지 협상을 연기키로 했다"고 밝혔다.
〈徐泳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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