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창 피아노 풍류방…16일 청도서

입력 1999-06-12 14:06:00

입술로 만들어 내는 피리소리, 기억하십니까?

'입피리'는 궁핍한 민초들의 삶에서 곰살갑게 묻어나는 '멋'이다. 또 달빛을 고요하게 뒤흔드는 대금소리가 유유자적하는 선비의 풍류라면 '농요(農謠)'는 땀내 나는 이마를 시원하게 스치는 한줄기 바람 같은 '맛'이다.

괴짜 피아니스트 임동창씨〈사진〉가 한국적인 멋과 맛이 깃든 온갖 풍류를 다 불러들인다. 오는 16일 오후7시30분부터 청도군 화양읍 온누리 국악예술단 전수관(구 유등초등학교) 앞마당에서 열리는 '임동창 피아노 풍류방' 공연.

음력 5월 초사흘 초생달 밑에서 임씨는 국악인 한사람 한사람과 사랑방 대담을 나누고 피아노와 국악기를 차례로 어울러 즉흥연주를 펼친다.

송문창(대구시 무형문화재 제7호 공산농요 예능보유자)씨의 입피리, 전국사물놀이경연대회 대상 수상팀인 온누리 국악예술단(단장 구상본)의 모듬북 연주는 현재 거의 전승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초연 아닌 초연이다.

전국국악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김경애씨가 서늘한 대금 시나위로 소름을 돋우고, 소리꾼 이은자씨는 금강산타령· 태평가· 밀양아리랑을 구성지게 뽑아낸다.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2호 예능보유자인 김수배씨는 '엎어빼기'·'허허굿'·'덧배기'·'다드래기' 등 이름도 살가운 날뫼북춤을 공연할 예정.

임동창씨는 이미 지난 4월 10일 임하댐 수몰지역에서 '고래골 양지마을 큰기와집 축제 한마당'이라는 이름으로 피아노와 클래식악기, 그림 등을 뒤섞은 퍼포먼스를 시도한 바 있다.

'풍류'라는 타이틀로 순수 국악과 '살섞기'를 시도하는 이번 청도 공연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무료공연. 비가 오면 청도군 이서면 이서 중고등학교 체육관으로 옮겨 공연한다. 문의 053)767-4875.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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