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냐세요, 방가. 전 053-78-01 김매일입니다'간첩 암호문이 아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전 대구에 사는 78년생 남자 김매일입니다"라는 뜻이다. PC통신 채팅에 사용되는 언어와 전화의 지역번호, 출생년도, 주민등록번호 등을 종합해 만든 언어다.
10대와 20대 신세대들만 사용하는 신조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신세대들의 필수품인 PC통신, 휴대폰, 삐삐 등을 통해 특유의 속어와 은어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조어의 산실은 PC통신 대화방. IMF 시대의 절약정신을 반영하는 줄임말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반갑습니다'를 줄인 '방가', '저는 서울이 고향입니다'를 의미하는 '전설의 고향'등이 대표적이다.
통친(통신하다 만난 친구), 즐팅(즐거운 채팅), 당스(당연한 이야기), 당근이지(당연하지) 야설(야한 이야기) 초딩(초등학생) 중딩(중학생) 고딩(고등학생) 등은 사이버 공간을 벗어나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그들만의 언어로 자리잡았다.
PC통신업체 관계자는 "이들 언어를 모른 채 대화방에 들어갔다가는 집단 따돌림을 당한다"고 말했다.
휴대폰이나 삐삐를 이용해 보내는 쪽지편지가 젊은층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숫자나 문자를 결합한 은어도 널리 퍼지고 있다.
'1010235'(열열히 사모해요), '0024'(영원히 사랑해)등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에다 'TT'(눈물) 등과 같은 문자를 결합해 음성통화나 말로 전달하기 쑥스러운 사랑고백이나 사과내용을 보내는 것이다.
PC통신 등을 통한 신조어가 일상 생활에서도 널리 사용되면서 여러가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언어학자들은 "신세대 은어는 그들만의 사고방식과 유대감의 표현이지만 대부분이 기존의 언어체계를 무시한 것들이어서 정상적인 언어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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