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영이의 일기-절약은 지구를 살리는 데 첫 걸음.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붙어 있다) 이 기사는 환경에 대한 기사다. 지금은 IMF 시대다. 그래서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나 천가방을 들고 다니면 좋다. 우리 엄마도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신다…'
민영(여·대구성산초교 6년)·세영(여·〃 3년) 자매의 일기장은 여느 아이들과는 차이가 난다. 신문에 난 사진, 기사, 광고 등이 곳곳에 붙어 있고 그 아래 자신의 생활과 느낌 등을 연관지어 쓴다. 신문을 활용한 일기쓰기다. 둘 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이같은 일기쓰기를 시작, 벌써 10권이 넘는다.
엄마 김예현(39)씨는 아이들이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일기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의도에서 신문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읽을만한 기사를 찾는 데서 출발한 일이 지금은 가정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효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우선 아이들의 글쓰기 실력이 놀랍게 발전하고 있다. 매일 신문을 꼼꼼히 읽으며 한쪽 이상씩 일기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타난 결과다. 두 자매 모두 이번 학기에만 글짓기 대회에서 4번씩 입상했다.
신문에 나오는 여러 분야를 읽다 보니 공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스스로 공부목표도 잡는다. 봉사활동이나 미담 등을 읽으며 인성교육도 절로 된다. 학교에서 한번씩 내주는 신문활용 과제물은 혼자서 척척 해낸다.
김씨는 분야별로 신문 스크랩 하는 일이 몸에 배었다. 건강, 의료, 환경, 과학 등의 기사를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아이들의 숙제나 일기쓰기를 도와주는 것은 물론 생활의 지혜로도 활용한다.
학교를 마친 후 오랫동안 잊었던 한자쓰기 연습도 신문을 보며 한다. 올들어 매일신문에 연재되는 건축문화 시리즈를 열심히 읽어 건축사인 남편을 놀래주기도 했다. 관심 차이로 소홀해지기 쉬운 부부간 대화도 신문을 읽으면서 걱정이 사라졌다.
스스로 신문활용교육(NIE)의 노하우를 깨우쳐온 김씨는 신문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지난 두달 동안 NIE 강좌를 들었다. 남편과 아이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김씨는 스스로를 결코 특별한 엄마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름대로 신문활용에 노력을 기울일 뿐 어느 엄마든 아이들에게 쏟는 관심의 일부만 여기에 쏟아도 자신보다 훨씬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金在璥기자〉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NIE 십계명
◆ 사회성·인간성 함양과 민주시민 의식을 심는 것을 큰 목적으로 둔다.
◆ 첫째도 창의력, 둘째도 창의력을 키우는 것임을 명심하라.
◆ 신문을 열심히, 샅샅이 읽는 습관을 기르자.
◆ 기사의 행간을 읽어내 잘 거르고(여과) 재가공해 활용한다. 부모나 NIE 지도자의 가치판단 능력이 효과적인 NIE를 좌우한다.
◆ 억지춘향으로 교과목과 연결하지 말라. 반드시 실패한다.
◆ 학과성적 향상을 노리기보다 자녀가 흥미나 관심을 가진 쪽으로 유도한다.
◆ 관심있는 주제를 선택, 관련기사를 스크랩하여 의견말하기, 신문제작(환경·복지·지역사회·봉사활동 등)을 해보는 것도 정보처리능력을 키워주는 좋은 방법이다.
◆ 워크북은 활용방법만 참고로 하고 직접 사용은 가급적 피하라.
◆ 신문매체의 정보수집·제작과정을 반드시 숙지해두라.
◆ 다양한 장르의 기사를 매일 접촉함으로써 독서와 글쓰기능력 향상이라는 보너스가 주어진다.
〈도움말:이충희 YMCA, 대구대 사회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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