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파업유도' 발언에 대해 국정조사권을 발동,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함에 따라 이번 파문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검찰이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단순한 '취중실언(失言)'으로 규정한데 대해 시민단체와 노동계가 '명백한 파업유도 공작'이라고 맞서고 있어 각종 쟁점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국정조사를 통해 규명돼야 할 의혹을 쟁점별로 정리해 본다.
▲파업유도 동기 있었나=진 전부장은 조폐공사 노조의 파업을 유도했다고 주장하면서 "공기업이 파업하면 '이렇게 대처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고 동기를 설명한 바 있다.
진 전부장이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불법파업은 엄중 대처한다"는 입장을 늘상 강조해 왔던 터라, 구조조정을 조기추진하려는 진 전부장의 고교후배인 강희복(姜熙復) 조폐공사 사장의 '이해(利害)'와도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영욱(安永昱) 대검 공안기획관은 "당시는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면 어차피파업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누가 개입한다고 노조의 파업결정이 뒤바뀌어질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측과 시민단체는 진 전부장이 이른바 '기획파업' 형식으로 노조를 말살시키기 위해 파업 유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측은 "지난해 12월26일과 30일 강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나혼자 결정해 하는게 아니다. 나는 힘이 없다. 모두 위에서 결정된 것이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 전부장의 개입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다.
여기에 옥천조폐창 시설을 경산조폐창으로 옮긴 지난 1월16일 노사가 복귀논의 교섭에 들어갔을 때 회사측이 "노조가 이렇게 빨리 복귀할 줄 몰랐다. 작업준비, 숙소준비도 안됐는데…"라고 말한 점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조측은 특히 600억원 이상을 투입한 옥천조폐창을 10년만에 폐쇄하고 25년이 지나 노후시설로 평가되던 경산조폐창으로 이전한다는 통폐합 계획 자체가 무리였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진 전부장의 '공명심'과 강 사장의 '소영웅주의'가 맞아 떨어진게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다.
▲구조조정 계획 발표와의 상관관계=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임금교섭'단계의 파업이 10월2일 공사측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시점 이후 '구조조정에 반대하는'불법파업으로 규정돼 결정적으로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 분수령이 됐다는게 검찰주변의 관측이다.
그러나 검찰은 그해 7월부터 노조가 벌인 임금교섭 투쟁은 겉으로만 합법을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불법파업 행위였다고 밝히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10월2일 이전에는 검찰이 자율협상 유도차원에서 굳이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합법을 가장한 불법파업'이었다"며 "이는 대법원 판례에 비춰봐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의 파업 대응 '강도'는 어땠나=진 전부장의 발언대로라면 조폐공사 노조파업에 대한 검찰 대응의 강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지만, 검찰은 오히려 강도가 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진 전부장이 "노조가 너무 일찍 손을 들고 나오는 바람에 싱겁게 끝났다"고 말한 점에 비춰볼 때 당초 대응강도를 높일 계획이었다가 노조의 복귀시기가 앞당겨지면서 포기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진 전부장과 강사장 정말 접촉 없었나=진 전부장과 강사장은 파문이 확산되자 둘다 "파업사태와 관련해 만난 적도 전화연락을 한 적도 없다"고 '접촉'자체를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진 전부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강 사장과 두차례 직접 만났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양쪽 모두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접촉자체가 없었다고 한다"며 "사적인 만남이나 전화연락은 그들만이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해 묘한 여운을남겼다.
▲비공식 '보고서'는 없었나=검찰은 대검 공안2과가 '비문(秘文)'으로 관리중인 파업대책 및 상황보고서에서는 진 전부장이 주장한 대책보고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그전에 공안합동수사본부회의에서 조폐공사 파업문제에 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지만, 검찰이 나설 게재가 아니었다"고 밝혔다.그러나 진 전부장이 주장한 보고서가 검찰총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형식의 '비공식' 문건이었다면 이를 공식적인 파일에 보관할리는 없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낳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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