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여 의총·고위당정협 표정

9일 열린 국민회의 자민련 양당 합동의원총회와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고급 옷 로비사건 이후 빚어지고 있는 현 시국에 대한 우려와 함께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국회에서 열린 합동의총에서 의원들은 현 사태를 '현 정권 출범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규정짓고 '조폐공사 파업 유도설'의 진상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권을 발동키로 의견을 모았다.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며 위기감을 표시했으며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은 "일련의 사건이 모두 공직자에 의해 빚어진 만큼 공직자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민련 박철언부총재는 조폐공사 파업 유도설과 관련해 국정조사권 발동과 함께 관련자의 사법처리를 주장하고 "현 정부 실세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최순영리스트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부총재는 또 "김전법무장관 경질이 옷 사건과는 관련이 없고 단순히 조폐공사 발언 파문에 따른 지휘체계 문제로 이뤄졌다고 발표하는 것이 민심 흐름과 맞다고 생각하느냐"며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회의 조순형의원은 "정권 출범 이후 최대의 도덕성 위기에 봉착했다"며 "대통령과 총리, 지도부가 심각히 반성해야 한다"고 수뇌부의 자성을 촉구했다.

조의원은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라고 하면서 시민단체와 양대 노총,재야가 모두 등을 돌리고 있다"며 특검제 도입과 사직동팀 해체, 국민연금 확대실시 유보 등을 주장했다.

자민련 이인구부총재는 "무조건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지금 박준규국회의장이 외유를 나갈 때냐"고 따졌으며 국민회의 한영애의원은 "공안부장이 대낮에 술을 마시고 그런 발언을 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정부에 대한 성토가 거침없이 쏟아졌다. 김종필(金鍾泌)총리의 인사말이 끝나자 국민회의 김대행은 "요즘 세상이 시끄러운 게 모두 행정부 때문"이라고 포문을 열었으며 자민련 박총재도 "어려운 시기에 국민을 실망시키는 사건이 또 났다"며 거들었다.

이어 자민련의 김현욱사무총장은 "도대체 대낮에 폭탄주를 마시는 등 혼란한 공직사회를 어떻게 할 거냐"고 따졌으며 차수명정책위의장은 경제 낙관론을 꼬치꼬치 따졌다.

국민회의 이상수제1정조위원장도 "파업 유도 발언 이후 노동계가 총파업까지 얘기하는 등 경악과 분노에 빠져 있다"면서 "정부는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李相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