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평화 초석 마련

입력 1999-06-10 00:00:00

지난 3월24일 미국이 주도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고연방 공습으로 시작된 코소보전쟁이 10일(한국시간) 나토와 세르비아 군사대표단이 코소보 평화안을 이행할 군사협정에 서명, 사실상 끝나가고 있다.

나토의 공습 개시 78일만인 이날 마케도니아의 코소보 접경지역에서 진행된 5일간의 마라톤 협상끝에 타결된 군사협정은 세르비아군의 코소보 철수 및 국제평화유지군의 진주와 알바니아계 난민의 귀환을 보장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유고측은 패전의 쓰라림을 애써 감추면서도 공습이 중단된다는 사실에 안도한 분위기인 반면 미국과 나토측은 일단 승리를 확신하면서도 사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는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유고 연방군의 한 대변인은 군사협정 체결 후 코소보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도래했다고 말했으며 유고 국영방송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정책에 힘입어 적의 공격이 중단됐다고 보도, 전쟁이 끝났음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나토측은 유고측과 합의한 평화일정이 완료되어야만 유고에 대한 공습을 공식적으로 중단하고 승리를 선언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은 나토가 먼저 유고에 대한 공습을 공식적으로 중단해야만 안보리에서 코소보결의안을 승인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같은 전제가 충족되지않으면 반대할 의사를 표시해왔다.

이에 대해 나토측은 공습을 '일시중지'하는 선에서 타협할 용의를 밝히고 공습중지에 앞서 세르비아군의 실질적인 철수가 이뤄지기를 요구하는 절충을 벌여왔다.백악관 관계자들은 나토측이 러시아측에 상당한 양보를 해왔고 또 중국측으로부터는 사적인 채널을 통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만큼 결의안채택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나토 회원국들은 코소보 전쟁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고 유고연방군의 철수 이후의 상황에 대비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토측은 이밖에 유고연방측이 코소보에서 자행한 전쟁범죄의 증거를 확보,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비롯한 전범기소자들을 재판에 회부할 예정이어서 코소보에 최종 평화가 깃들기까지는 몇가지 난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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