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옷 입고 더위 난다

입력 1999-06-09 14:02:00

입는 이나 보는 이로 하여금 한꺼번에 무더위를 잊게 하는 모시옷. 특히 더할 것이라는 올여름 무더위를 앞두고 외출옷으로 한벌쯤 갈무리해 둠직하다.

전통 여름옷 소재로 마(麻)와 저(苧)가 있는데 이는 삼베와 모시를 일컫는다. 모시와 삼베는 습윤성, 내구성, 내수성이 강해 여름옷 소재로 적당하다.

흔히 함경도산은 북포(北布), 경상도산은 영포(嶺布), 강원도산은 강포(江布), 안동산은 안동포로 불린다.

모시옷의 백미는 천연염색. 올해는 쪽빛, 감색, 홍화색, 겨자색이 가장 많이 눈에 띄는데 100% 천연염색은 드문 실정. 이유는 천연염색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돼 그만큼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 대신 화학염료에다 천연염료를 섞는 방법으로 염색을 한 것이 많으므로 고를 땐 유념해야 한다.

여름옷은 자연스러우면서 전통적인 분위기가 중요하므로 복잡한 디자인, 화려한 것보다는 단순하고 깨끗한 느낌에 부분적으로 포인트를 준 비교적 절제된 멋이 중요하다.

모시옷의 디자인은 전통한복과 생활한복이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소재에선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한산모시에 천연염색을 한 것을 최상품으로 꼽는다. 남자옷의 경우 전통 스타일에서 대님과 고름을 없애고 여성옷은 치마길이를 편하게 줄이고 상의엔 고름 대신 매듭고리를 부착한 정도다.

삼삼한복의 서영애씨는 "모시옷을 구입할 땐 소재가 국산인지 수입산인지를 꼭 확인하고 염색의 방법도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모시.삼베옷은 올을 잘 세워야 제멋을 내는만큼 손질도 까다롭다. 쌀풀먹임과 입물뿜기 등 어려움이 많다. 스프레이식 풀은 중모시나 막모시에는 사용할 수 있으나 세모시에는 사용하기가 어렵다.

한복디자이너 김홍갑씨는 "모시옷은 관리하기에 따라 10년 정도는 입을 수 있다"며 입는 것과 관리는 똑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李炯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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