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며 겨자 먹기'.경북대 대강당(공식명칭은 시청각 자료관)을 대관하는 공연기획자들의 심정이다. 마땅한 공연장이 없어 대강당을 빌리긴 해야겠는데 경북대측이 요구하는 '학교발전기금'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기획자들에 따르면 매번 공연때마다 학교에 내야하는 '기금'은 공연규모에 따라 500만원에서 1천만원선. 공식적인 대관료의 수십배에 이르는 돈을 별도로 내고 있다는 것이다.
'기금'을 요구하는 대학측의 입장은 당당하다. 김동현 교무부처장은 "일단 500만원을 기본으로 대형 공연일 경우 수익금의 12%를 학교발전기금으로 받고 있다"며 "대강당 유지보수, 안전시설 점검에 전액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금'이 생긴 사연은 이렇다. 공연기획사 수십여개가 난립했던 지난 97년. 대관 경쟁에 열올리던 기획사들이 '알아서' 시설물을 교체해 주는 등 적극적으로 저자세를 취해 온 것이 발단이 된 것. 그후 IMF사태로 기획사들이 대거 구조조정을 거치고 수입도 급감했지만 경북대는 꼬박꼬박 '기금'을 받고 있다.
"다른 공연장을 쓰고 싶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한 기획자의 푸념이다. 대구에서 1천명 이상 관객 유치가 가능한 대형 공연장은 대구문예회관, 대구시민회관, 경북대 대강당 3곳. 그나마 문예회관.시민회관은 '흥행성 있는 오락성 관람물 공연시 수입액의 30%를 사용료로 징수한다'는 대구시 조례에 묶여 있다. 게다가 악극, 뮤지컬은 '예술성'있는 공연, 대중음악은 '오락성' 공연이라는 '잣대' 또한 기획자들이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획자들의 불만에 대해 경북대측은 "공연을 유치할 때마다 의자 등 시설이 크게 훼손되는데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수리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입장. 반면 기획사들은 "경북대가 대관을 허락한 게 불과 2년전인데 노후 시설까지 우리가 책임져야 하느냐"고 반발하면서도 '혹시나 눈 밖에 날까' 조심하고 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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