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로비의혹 사건으로 퇴진압력에 시달리던 김태정(金泰政) 법무부 장관이 8일 검찰 고위간부의 실언 파문끝에 취임 보름만에 전격 경질됐다.
김 장관에 대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신임이 워낙 두터운 상황에서 졸지에 물러나 충격을 주었지만 사실 역대 법무장관이나 검찰총장 중에는 김 장관처럼 조기낙마한 이가 적지 않다.
이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권력의 중추기관인 검찰을 지휘하는 사령탑이라는 점에서 각종 외풍이나 사회적 견제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민정부초인 지난 93년 3월 박희태(朴熺太) 전 장관(한나라당 의원)은 딸의 부정 특례입학으로 취임 10일만에 물러났다.
박 전 장관은 당시 딸이 91년 대학입시에서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외국인 자격으로 이화여대에 정원외 입학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이 쏟아지자 하차했다.
김석휘(金錫輝) 전 장관은 지난 85년초 ' 삼민투' 등 학생운동단체의 이적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던 국회에서 " 삼민투를 이적단체로 단정할 수 없다" 는 답변으로 집권층의 불만을 샀다가 결국 그해 서울형사지법 법정에서 발생한 삼민투 피고인들의 법정소란 행위에 대한 책임을 덮어쓴 채 장관에서 물러났다.
지난 82년 6월 정치근(鄭致根) 전 장관은 ' 이철희.장영자 사건' 당시 민심 수습차원에서 취임 한달여만에 경질됐다.
지난 61년 5월 장관으로 취임했던 이병하(李炳夏) 전 장관은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부에 의해 취임 보름만에 장관직에서 밀려났다.
법무부 장관 못지 않게 검찰총장도 수난을 겪었다.
문민정부 초 T.K출신 박종철(朴鍾喆) 총장은 당시 구여권이던 T.K 인사들의 사정을 놓고 권력층과 이견을 빚다 취임 6개월만인 93년 9월 2년 임기가 보장된 총장직을 ' 자의반 타의반' 으로 내놓았다.
또한 지난 82년 당시 김석휘 검찰총장은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지시로 수사 검사들과 함께 TV에 출연해 ' 이철희.장영자 사건' 수사 내용을 직접 해명해야 했으며 83년 ' 대원각 주인 외화밀반출사건' 과 관련, 부하 검사들이 안기부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지난 81년 10월 서울지검 특수1부가 벌였던 ' 저질연탄사건' 은 허형구(許亨九)당시 검찰총장을 재임 9개월만에 중도하차하게 만들었다.
서울시내 저질연탄 제조업자들을 상대로 했던 검찰수사는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의 격려를 받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으나 업자들이 대통령 인척을 통해 ' 경제실정을 모르는 수사' 라며 진정, 서울지검장 등 수사지휘 라인이 줄줄이 좌천된데 이어허 총장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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