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농협 통·폐합 진통

입력 1999-06-07 14:22:00

농협 대구·경북지역본부가 도내 48개 단위농협에 대해 통·폐합 대상으로 발표하자 일부 농협과 조합원들이 "경영성과나 해당 농협 관계자들의 의견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반발해 통·폐합에 따른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선거를 통해 당선된 조합장들이 남은 임기를 두고 합병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또 해당 농협 직원들까지 "앞으로 거취문제 때문에 일손이 안잡힌다"며 서로 눈치만 살피고 있어 통·폐합 중심 조합 주도권 싸움에 따른 부작용도 심할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2, 3년 남은 영주 봉화 등지의 조합장들은 통·폐합 결정에 대해 "이런 합병으로는 조합원들의 소득사업이 위축될 뿐 아니라 조합원인 농민들이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 받지 못하게 된다"며 조합원을 끌어들여 합병을 반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조합이나 탄탄한 기반을 갖췄다고 주장하는 조합들은 중앙의 일방적 합병방침에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단위조합 통·폐합이 간단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천군의 경우 용문·유천 농협 조합 직원들은 "합병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어떤 식으로 합병이 되느냐에 따라 자리를 잃을수도 있다"며 일손을 놓고 있다.

의성군 신평농협 황병윤조합장은 "지난해 결산평가에서 군내 농협중 1위를 차지한 조합을 합병대상에 포함시키는게 말이 되느냐"며 "각 조합의 발전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위군 의흥농협조합장 김장환(60)씨는 "의흥농협의 경우 대부분의 농협이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에도 흑자를 기록했다"며 "농협중앙회 합병 대상 선정이 각 조합의 경영상태와 성장가능성 등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조합장은 특히 군위군내 농협을 1개로 통합한다는 농협중앙회의 방침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통합저지를 위해 강력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진, 고령, 문경 등 합병자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지역에서도 "통·폐합 과정에서 조합원과 임직원들의 자리다툼이 지역간 감정싸움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며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