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좀 나빠도 인간성 좋으면 장학생

입력 1999-06-07 00:00:00

'성적이 다소 나빠도 인간성이 우수한 학생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교내외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등 품행이 우수한 학생들을 골라 성적과 상관없이 장학금을 지급하는 '인성장학금'제도를 시행, 좋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과기원은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이 학교 학사과정 학생 가운데 모범장학생 20명, 공로장학생 5명, 봉사장학생 2명 등 모두 27명의 인성장학생을 뽑아 이들에게 각각 100만원의 장학금(2천700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지급한 인성장학금은 타인과 학교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학생에게 지급하는 '모범장학금'과 적극적인 교내 활동으로 학교 문화발전에 기여한 학생에게주는 '봉사장학금', 뛰어난 학술활동으로 학교의 명예를 높인 학생에게 수여하는 '공로장학금'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일반 성적장학금처럼 성적기록부에 정식 장학금 수혜자로 기록된다.

그러나 장학금 수여의 평가기준이 '성적'이 아닌 '인성'인 만큼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에 대한 심사 기준도 엄격하다.

우선 인성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은 학과장과 학과대표, 학생자치회 등의 추천을 거쳐야 하며 추천을 받았을지라도 학생처장이 위원장인 학생생활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만 장학생으로 선발될 수 있다.

이번에 모범장학금을 받은 수학과 3학년 안병희(19)학생의 경우 지난 97년 입학한 이후 방학 때마다 혼자서 음성 꽃동네를 찾아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 점이 인정돼 위원회의 만장일치로 장학생이 됐다.

김양한(48) 학생처장은 "학교의 특성상 학생들이 공부에만 치우진 나머지 자칫 인간적인 소양을 갖추는 데 소홀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인성장학금을 신설했다"며 "이 장학금이 신설된 뒤 일부 학생들이 봉사활동과 교내외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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