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 '고 박정희 추모'연극 추진

입력 1999-06-05 14:07:00

박정희 전(前)대통령만큼 '연극적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는 인물도 드물다.혁명가, 군인, 독재자, 민족주의자, 정치인, 아버지…. 보는 각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거기다 아내를 비명에 보내고 쓸쓸해 하는 인간적인 면에, 그 또한 뒤를 따르는 대목에선 드라마틱한 삶의 절정을 이룬다.

오는 10월이면 서거 20주년이 된다. 그를 추모하는 연극 '박정희, 박정희'(가제)가 10월 공연 예정으로 추진중이다.

서울 극단 '즐거운 사람들'(대표 김병호)의 '박정희, 박정희'는 그의 일대기보다 자주국방의지와 대미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혁명가적 박정희'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

박정희는 냉엄한 국제현실에서 '힘의 논리'만이 생존전략이라 믿었다. 1978년 미사일 발사, 80년 8월 15일 핵폭탄 실험이란 엄청난 비밀을 숨겨두었다. "80년 8월 15일까지만 지켜달라. 그 이후 누가 날 죽여도 좋고, 내 무덤에 침을 뱉어도 좋다".

그러나 미국의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는 한국의 인권문제를 부각시키면서 박정희를 압박해 온다. 79년 6월 30일 한미정상회담은 살벌한 분위기로 시종일관된다. 그해 카터가 미국으로 돌아간 지 3개월 26일만에 박정희는 평소 아끼던 후배의 손에 최후를 맞는다. 역사의 진실은 안개 속에 묻혔고….

10여년 전부터 '박정희 연구'에 몰두해온 극작가 김영무씨는 "박대통령의 인간적인 고뇌를 기본축으로 그의 죽음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문제들을 짚어 보는 연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TV드라마 '제4공화국'에서 박정희역을 맡았던 탤런트 이창환이 캐스팅 확정됐으며 육영수역에는 탤런트 김미숙이 유력하다. 최수종이 재미 핵물리학자로, 정동환이 해설자역으로 나오며 이순재 이효정 김길호 성동일 천호진 등을 섭외중이다.

오는 10월 2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될 예정. 이어 생가가 있는 구미(11월 5~7일)를 시작으로, 대구(11월 12~14일), 부산(11월 19~21일)을 거쳐 내년 1월까지 창원 울산 진주 경주(12월17~19일) 안동(12월 24~26일) 영주(1월 7~9일) 문경(1월 14~16일) 영천(1월 21~23일)에서 순회공연을 갖는다. 호남지역 공연계획은 아직 없다. '박정희, 박정희'는 육영재단, 민족중흥동지회, '박정희대통령과 육영수여사를 좋아하는 모임'등이 후원한다. 문의 053)752-6597.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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