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감 개혁 강화할 듯

입력 1999-06-02 15:39:00

여권은 2일 '옷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 결과가 발표된 것을 계기로 포괄적인 민심 수습에 착수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일 저녁 여 수뇌부 청와대 회동에서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의 재신임이라는 '정면 돌파'로 입장을 정리한 만큼, 그런 결정의 당위성을 적극 설파하는 한편, 흐트러진 민심을 달래는데 주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여권의 고민은 적지 않다. 당장 검찰의 재수사 발표와 김 장관의 유임에 대해 한나라당이 "오만한 정권"이라고 집중 공격하고 나섰고, 그런 한나라당의 주장이 실제로 국민 여론에 반향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단 여권은 검찰 재수사 결과가 발표된 만큼, 이것으로 '옷 로비' 의혹 사건은 일단락 짓고, 국정운영 전반을 재점검하며 구체적 대책을 내놓을 생각이다.

한나라당의 공세는 앞으로 '무대응'으로 누그러뜨리는 대신, 국민에게 직접 피부로 다가가기 위한 실질적 노력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얘기다.

국민회의가 2일 검찰 재수사 결과에 대해 공식 논평을 하지 않은 것도 '옷 로비' 의혹 사건을 더 이상 건드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장 내놓을 구체적인 민심수습 방안은 없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동안 자만했거나 흐트러졌던 부분을 다시 점검하는 등 국민의 정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에 따라 종합적인 민심수습 대책이 나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종합적인 민심수습책에는 공직기강을 재정립하고, 재벌개혁과 정치개혁 등을 철저히 밀고 나가며, 민생과 관련된 각종 개혁정책을 국민의 피부에 와닿도록 내실을 기하는 방안들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날 김영배(金令培) 총재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국민회의 당 8역회의에서는 민심 이반에 대한 반성과 수습대책에 대한 고민이 쏟아졌다. 그리고 조속한 시일내에 의원.당직자.당원 연수나 워크숍을 열어 '지혜'를 모으기로 했다.김경재(金景梓) 총재대행비서실장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인 우리 당이 집권 후 서민 대신 부자의 이익을 옹호한다는 오해가 있다"며 "당의 정체성과 관련해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으로서 확실한 좌표와 방향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수(李相洙) 제1정조위원장은 "구 정권과 새 정부가 다른 것이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면 스스로 겸허히 반성하고 새로운 전진을 위한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범진(朴範珍) 홍보위원장은 "서민에게 좀더 따뜻한 정책으로 다가가자"고 했고, 남궁 진(南宮 鎭) 연수원장은 "민심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며 국민의 정부의 진정한 모습이 '옷 로비' 의혹 사건에 가려진 것은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검찰수사 발표와 재선거후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필요하다"며 "일치 단결해 당이 국정개혁의 구심점으로 설 수 있도록 전기를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 대행 주재로 열린 총재특보단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민심이반의 심각성을 한목소리로 지적한 뒤, 적절한 민심수습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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