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의혹 풀렸다 안도

입력 1999-06-02 15:40:00

법무부와 검찰은 '옷로비'의혹에 휘말렸던 김태정(金泰政) 법무장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가 검찰 수사를 통해 이 사건의 '피해자'인 것으로 드러나자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김장관 취임직후 이번 사건이 불거져 당혹감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던 검찰 간부들은 모처럼 환한 표정을 지으면서 발표내용에 대한 여론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일체의 수사진행 상황을 보고받지 않았던 김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뒤 TV를 통해 발표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신과 부인에 대한 의혹이 벗겨지자 홀가분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며칠간 김장관은 사실상 죄인처럼 지냈다"며 "이번 발표로 김장관 부인에게 쏠린 세간의 의혹이 일거에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의 한 간부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김장관 부인 관련 의혹이 명명백백이 해소돼 다행"이라며 "더이상 이 문제로 검찰조직을 흔들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은 이날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10차 국제마약회의에 참석하는 와중에서도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여론을 보고받는 등 신경을 잔뜩 곤두세웠다는 후문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구속될 처지에 있는 사람이나 가족들은 누구라도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로비를 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 것"이라며 "그런 로비를 거절한 사람을 칭찬하지는 못할 망정 비난하는 풍토가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장관의 퇴진을 몰고 올뻔 했던 이번 사건이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로 부풀려졌다는 강한 불만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다른 한 검사는 "일단 터트리고 보자는 식의 보도가 억울한 사람을 만들고 있다"며 비난의 화살을 언론에 겨냥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과정에서 김장관 부인에 대한 과잉보호 논란이 있었던 점을 의식한 듯 수사결과가 국민을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을지에 우려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검사는 "수사과정에서 연씨를 예우한 게 검찰조직 전체로 볼때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간부들은 김장관의 유임이 확실시됨에 따라 금주중 고검장급 승진 인사를 시작으로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고 인사의 폭과 시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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