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빈터'가 산뜻한 '쉼터'로

입력 1999-06-01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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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장으로 방치됐던 자투리 땅이 소공원으로 조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남구청과 남구 주민들은 환경단체들과 환경 전문가들이 주장해온 거주지 인근 빈터를 방치하지 말고 소규모 녹지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운동에 호응, '생활녹지확보' 운동에 발벗고 나선 것.

대구시 남구 이천동 사무소와 주민들은 1일 제2대봉교 입구 부근 주택가에 있는 30여평 규모의 '사잇길 주민휴식장' 등 5군데의 소규모 녹지공원을 완공했다.

이천동사무소가 녹지공원 조성을 처음 구상한 것은 지난 1월. 이 지역 내 국공유지 146필지 중 20여필지가 10여년 전부터 유휴지로 방치되면서 생활쓰레기, 폐건축자재, 폐가전제품 등이 마구 버려지고 있어 이에따른 주민 갈등마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동사무소는 이 지역을 녹지공원으로 단장할 계획을 세우고 지난 4월 공사에 착수하자 이천동 출신 주민이 주축이 된 공공근로자들과 다른 주민들이 공원에 심을 꽃과 나무, 벤치, 재떨이, 자연석 등을 제공하는 등 자발적으로 참여, 지난달 말 공사가 끝나게 된 것.

이로 인해 당초 1천400여만원으로 예상됐던 예산이 250만원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쓰레기장으로 변했던 유휴지 120여평은 '사잇길' '들머리' '담벼랑' '골안길' 등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주민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 과정에서 공공근로자들은 폐기물 15t과 청소차 10여대 분량의 잔토를 파냈다.

주민들의 반응이 의외로 높자 이천동사무소는 나머지 국공유 자투리땅 15필지도 녹지공원으로 조성하는 한편 1, 2평 크기의 유휴지엔 대형 화분을 설치,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하고 제2대봉교~남구청 진입로간 개인소유 자투리땅엔 꽃길을 만들기로 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문창식 국장은 " 동네 자투리땅은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마을공동체의 환경은 물론 민심까지 해치는 경우가 많았다" 며 " 녹지공원 조성은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주민이 참여하는 풀뿌리 운동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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