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산사업가가 태평양전쟁 당시 피난선에서 은혜를 입었던 한국인 가족을 50여년만에 찾아 감격속에 재회했다.
30일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오사카(大阪)의 마쓰시타 미노루(松下 稔.68.축산물가공업)씨는 55년전 피난선에서 김밥을 자신의 가족에게 나눠줬던 송태일(宋泰一.67)씨를 수소문 끝에 찾아 마산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마쓰시타씨는 "서로 배가 고팠던 피난시절 같은 민족도 아니고 생판 모르는 가족에게 마지막 남은 김밥을 주던 은인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이제 50년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가는 기분입니다"며 송씨의 손을 맞잡았다.
이들의 인연은 태평양전쟁 당시인 19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고향 오사카를 떠나게 된 마쓰시타씨 가족은 시코쿠(四國)로 가는 피난선에서 일본에 징용왔던 송씨 가족을 만났다.
송씨 가족은 난리통에 음식을 챙기지 못했던 마쓰시타씨 가족에게 얼마남지 않은 김밥을 나눠 주었고 이것을 인연으로 마쓰시타씨와 송씨는 시코쿠 시골의 한 소학교에서 같이 생활하게 됐다.
이들이 같이 있었던 기간은 2, 3개월에 불과했고 일본의 패전 후 송씨 가족은 한국으로 돌아갔지만 마쓰시타씨는 잊지 못하고 송씨의 이름 석자가 적힌 종이 한장을 들고 수십년간 찾았다.
한국과 축산물 교역을 하게된 마쓰시타씨는 무역업자인 김수혁(47)씨와 이준희(43)씨의 도움을 얻어 경남 마산에 살고 있는 송씨를 만나게 됐다.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하던 송씨도 마쓰시타씨가 소학교 시절 선생님에게 같이 혼났던 기억들을 떠올리자 손을 덥석 잡고 반겼다.
송씨는 "아버지가 살아 계셨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지하에서라도 우리의 만남을 기뻐하실 것"이라며 감회에 잠겼다.
마쓰시타씨는 "진해에 사는 송씨의 어머니도 만나 뵙고 송씨와 동동주를 마시며 그간 못다한 얘기를 나눠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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