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美 조정관 방북 결산

입력 1999-05-28 15:29:00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이 3박4일간의 북한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28일 저녁 방북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서울에 온다.

페리 조정관의 이번 방북은 한국, 미국, 일본이 수개월간 마련해 온 대북권고안을 북측에 전달하고, 북측의 반응을 현장에서 체감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는 26일 북한 권력서열 2인자인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빌 클린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미국통으로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직보를 할 수 있는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북한 언론이 공식확인하지는 않고 있으나, 페리 조정관이 김일철(金鎰喆) 인민무력상, 김영춘(金英春) 인민군 총참모장, 조명록(趙明錄) 총정치국장겸 국방위 제1부위원장 등 군부실력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받아들여진다.

당.정과 달리 군은 한.미.일이 마련한 대북권고안을 북한이 수용하는데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온 만큼 페리 조정관에게는 이들 강경파들을 설득할 기회를 가진 셈이기 때문이다.

그가 방북 마지막 날인 28일 오전까지 북한 최고실권자인 김정일 위원장과 만났는지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페리 미션'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북한이 조선중앙TV 등 각종 매체를 통해 페리 조정관의 방북일정을 연일 보도한것도 페리 조정관의 방북에 쏠린 북한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페리 조정관을 고무시켰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관련, "페리 조정관의 이번 임무는 북측에 대북권고안의 내용을 설명하고, 북한의 반응을 직접 파악하는데 있다"며 "적어도 이런 관점에서 페리 조정관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페리 조정관은 29일 서울에서 임동원(林東源) 통일장관과 가토 료조(加藤良三)일본 외무성 총합정책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3자 고위급정책협의회를 갖고 자신의 방북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페리 조정관은 방북과 서울 정책협의회 결과를 토대로 자신이 준비해 온 페리보고서를 보완, 6월초 이를 완성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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