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부유층 사치성 소비

입력 1999-05-28 15:36:00

고관 부인들 간의 고가 옷 로비 사건이 불거진 가운데 지역 일부 부유층들도 억대의 외제차와 수천만원짜리 외제시계, 수백만원대 의류를 구입하는 등 일반 시민 정서와 동떨어진 사치성 소비를 하고 있다.

대구지역에는 대부분의 백화점에 고가의 수입제품 매장이 들어서 있는 것을 비롯, 중구 대봉동 일대에 20여개의 의류, 귀금속 수입제품 전문업소가 있으며 수성구 황금동과 서구 중리동 등 시내 곳곳에는 외제차 판매점이 영업중이다.

이들 고가제품 판매업소는 부동산 부유층, 고소득 자영업자 및 전문직종 계층들이 단골 고객들로 구매자에 대한 외부 노출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 종업원들의 귀띔이다.

BMW대리점의 경우 이달 초 20대 중반 남자가 4천260만원인 배기량 1천895cc급 승용차를 현금 일시불로 구입해 갔으며, 자영업자인 40대 중반 남자도 1억4천만원인 배기량 4400cc급 BMW 승용차를 구입해 가는 등 올들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3배 증가하고 있다.

크라이슬러 대구경북대리점에서도 가격이 2천만원 정도인 2500cc 스트라투스와 2000cc 레온은 확보해 둔 물량이 다 팔려나가 새로 주문을 해 놓은 상태다.

이와 함께 대백프라자 외제시계 코너에는 시가 100만원~300만원짜리 오메가와 190만~4천만원하는 까르띠에가, 100만원선인 구찌를 몰아내고 올해부터 가장 선호하는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최근 40대 초반 남자가 3천400만원 하는 까르띠에 시계를 구입해 갔다.

75만~250만원선인 루이뷔통 핸드백과 1벌에 120만~150만원하는 아르마니 여름정장 세트가격이 35만~50만원인 씨슬리화장품 등 지난해 말까지 잘 나가지 않던 고가 외제품들에 대한 구매력도 올들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외제상품 전문업소 김모(35)씨는 "외제 화장품은 지난해에 비해 평균매출이 150%이상 늘었고 외제시계, 외제 옷 등도 평균 40~70%이상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5월1일부터 판매되고 있는 배기량 3500cc 현대 신차 에쿠스 GS(판매가격이 4천190만원)와 에쿠스 JS(5천190만원)는 출고 전 대구지역에서 65대 예약됐으며 하루 5대 정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차를 받으려면 최소 15일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회사원 이모(31)씨는 "사회적으로 고용불안이 계속되고 빈부 격차가 커지고 있는데도 일부 부유층들이 무분별한 사치 행각을 벌이는 것은 경제난 극복에 찬물을 끼얹는 일" 이라고 말했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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