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에 대한 진지한 탐사가 진행되고 화성과 달 기지 건설이 구체화되는 첨단 우주시대. 공상과학소설에 한정되던 태양계 밖 탐사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 과학잡지 '파퓰러 사이언스'는 최근호에서 이론적으로 존재하는 첨단 우주선 개발계획을 다루고 있다.
인류의 첫 태양계 밖 탐사는 지난 77년 9월 보이저 1호 발사에서 비롯됐다. 지구를 떠난지 22년을 맞는 보이저는 현재 108억km 떨어진 곳에서 시속 8만1천600km의 속도로 미지의 공간을 향해 날고 있다.
그곳은 빛의 속도로 1시간을 달려야 도달하는 곳.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4.3광년(광속으로 4년 4개월이 걸리는), 즉 40조km 떨어져 있다. 보이저호가 직선거리로 날아간다 해도 7만4천년이 걸린다.
이처럼 광활한 우주를 여행하려면 광속에 가까운 우주선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아인시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상 이는 불가능하다. 우주선이 광속에 접근할수록 질량은 무한대로 증가해 버리기 때문. 예를 들어 프록시마 센타우리에 10년 걸려 도착하려면 우주선은 최소 광속의 2분의 1정도로 날아가야 하고 그 결과 우주선의 질량은 1.5배로 증가한다.
에너지 효율면에서도 불가능하기는 마찬가지. 질량 1t인 우주선을 광속의 2분의 1까지 가속하려면 현재 인류가 생산하는 전체 에너지 한달 분량을 모아야 가능하다. 게다가 이를 담을 거대한 연료탱크를 만들더라도 재래식 화학로켓은 충분한 출력을 낼 수 없다.
때문에 등장한 것이 반물질 또는 핵융합 엔진. 양전자나 반양성자 등으로 구성된 반물질은 물질과 만나면 격렬한 반응을 통해 붕괴돼 버리고 양쪽의 질량은 에너지로 변한다.
반물질-물질 반응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고밀도의 에너지원이다. 붕괴 반응을 통해 방출되는 하전입자들을 우주선 뒤쪽으로 내뿜을 경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 하전입자들은 대략 광속의 3분의 1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
반물질엔진을 만들려면 먼저 수천t에 이르는 반물질과 물질을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특수설비를 갖춘 일부 원자력연구소조차 겨우 수십억분의 1g정도의 반물질을 저장할 수 있다.
때문에 충분한 양의 반물질을 만들려면 우주공간에 반물질 제조공장을 따로 설치해야 할 형편. 게다가 반물질은 엄청난 세기의 자기장 속에 가둬놓아야 하기 때문에 제조공장 설치도 결코 쉽지 않다.
핵융합엔진 역시 초기 반응을 촉발하기 위해 소량의 반물질이 필요하다. 태양과 같은 별들의 에너지 생성원인 핵융합은 엄청난 압력과 고온(최저 150만도 이상)을 필요로 한다. 현재까지 핵융합반응은 단지 수초정도 지속되는 수준이다. 이같은 핵융합을 지속시키기 위해 도입된 것이 소량의 반물질이다.
현재 이론적으로 1억개의 반양성자를 저장할 수 있는 소형 저장고는 개발된 상태. 장치를 거대화할 경우 이보다 1만배 이상 많은 반양성자를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물질이 방사성물질과 결합해 핵분열을 일으키고 여기서 방출된 에너지가 중수소
또는 헬륨의 융합반응을 유도하게 된다. 고온으로 인해 엄청난 양의 전자와 원자핵이 플라즈마 형태로 방출되며 자기장 노즐이 이들 하전입자를 우주선 밖으로 내뿜어 줌으로써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이다. 이 경우 핵융합을 위한 다량의 연료가 필요하다.
'버사드 램젯'이라 불리는 핵융합엔진은 많은 양의 연료를 한꺼번에 싣고가는 문제를 해결해 준다. '스쿱'이라 불리는 거대한 자기장을 통해 우주선이 공간을 나는 동안 성간물질로부터 연료를 수거하는 방식.
물론 스쿱의 크기는 지구상에서 만들어진 어떤 자기장보다 거대하다. 이론상 지름은 지구와 달사이 거리의 3분의 1정도. 이는 연구실에서 만들어지는 최대 자기장 크기의 수백배에 달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들 핵융합 또는 반물질 엔진은 어디까지나 이론상 존재할 뿐이다.
오히려 태양광을 이용한 우주선이 현단계에서 볼 때 훨씬 현실적이다. 이는 태양광을 집적한 레이저 빔을 이용해 우주선에 설치된 태양돛을 밀어주는 것. 이를 위해 거대한 레이저 빔 전송용 렌즈가 필요하고 태양돛의 지름은 수십 km에 달해야 하며 소요전력도 수십억와트(W)에 이른다.
일부 과학자들은 다용도 태양돛 이용방안도 제시한다. 태양계 주위에 레이저 빔 집적장치를 여러개 설치해 우주선 추진력을 얻는 동시에 지구 공전궤도에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지구를 위협하는 혜성이나 운석도 파괴하자는 것.
그러나 현재 과학기술력으로는 지금까지 언급된 어떤 종류의 엔진도 단기간내 현실화하기는 어렵다. 다만 20세기초 만 해도 불가능했던 태양계 여행이 가능해진 만큼 21세기에는 또다른 태양계를 탐사하는 우주선이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때 쯤이면 태양계 외곽에 거대한 우주정거장이 들어서 있을 지 모른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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