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은 얼마일까.신승수감독은 곧 개봉할 영화 '얼굴'에서 한 경찰관의 고뇌와 결단을 통해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얼굴'은 우리 사회의 곳곳에 도사린 부패와 부조리, 조직적으로 자행되는 범죄에 맞서는 한 경찰관의 이야기다.
김순경은 총기오발사건으로 서울에서 작은 마을 신선면의 파출소로 좌천된다. 이 마을은 겉으로는 평화롭지만 속을 파고들면 '힘깨나 하는' 유지들이 전권을 장악하고 횡포를 부리는 무법지대.
김순경은 부임하자마자 동네 건달 고형석을 잡아들이지만 동료 경찰들마저 고형석의 존재를 두려워 한다.
어느날 초등학교 교사 소희가 김순경을 찾아와 자살로 처리된 간호사 영선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그러나 곧이어 소희마저 변사체로 발견된다. 증거물을 수집해 혐의자들을 입건해 본서로 넘기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고 오히려 그들의 '입김'으로 김순경이 전출당할 처지에 몰린다. 사회에 염증을 느낀 김순경은 마침내 권총을 챙겨 그들에게 향한다.
'얼굴'은 지난 97년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에 당선된 '우순경'을 영상에 옮긴 작품이다. 지난 81년 봄 경남 의령에서 일어난 우순경의 주민학살사건을 실제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재구성했다.
타지인에 대한 배타적인 마을주민들, 대마초에 절은 젊은이들, 권력의 달콤함을 이어가려는 기관장들과 유지들. 썩을대로 썩은 부패에서 숨쉬지 못하고 결연히 일어서는 한 경찰관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표현하고 있다. '얼굴'은 이같은 독창적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가슴달린 남자''할렐루야'의 신승수감독이 다시 예전의 '달빛 사냥꾼''수탉'의 진지함으로 돌아선 것도 반갑다. 그러나 할리우드 필름누아르적인 요소들을 짜깁기하는 수준에서 머문 것이 흠이다. 특히 '권력에 맞선 경찰'의 경우 인간적인 갈등과 고뇌가 생명인데 그러한 김순경의 면면들을 부각시키지 못한 것도 흠이다. 조재현, 임하룡, 전진아 주연.
〈金重基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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