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대 육성을 기대한다

입력 1999-05-25 15:07:00

교육부가 24일 발표한 「두뇌한국(BK)21」사업은 갈수록 그 도를 더해가고 있는 대학입시 과열 현상을 가라앉히고 한편으론 21세기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키 위한 다목적용 교육개혁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았던 교육개혁안들이 서울대를 비롯한 일류대 진학열기를 어떻게 진정시킬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BK21」은 첨단 과학기술분야의 핵심인력을 양성하면서 현재의 대학 중심제를 대학원 중심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획기적이라 할만하다. 우리 교육은 그동안 서울대 등 명문대 입시를 위한 교육에 치우쳐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세계 제일의 교육투자국이면서도 산업 현장에서는 별로 쓸모 없는 암기식의 지식 교육으로 일관, 교육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돼 온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이번에 서울대 입학정원의 30%를 감축하고 서울대 대학원생의 50%를 타대학 출신이 입학토록 못박은 것은 명문대 중심 입시교육에서 탈피키 위한 몸부림으로 보아 무방할 듯 하다.

더구나 각 지역의 우수대학을 통해 인재를 길러 서울대학원 진학의 길을 틔운 것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지방교육에 숨통을 틔울 계기가 될 것이란 생생각도 든다.

요컨대 BK21사업은 올해부터 2005년까지 앞으로 7년간 세계수준 대학원 육성사업에 1천500억원, 지역 우수대 지원에 500억원을 투입, 21세기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만큼 우리는 정부의 이처럼 의욕에 찬 계획에 기대를 갖는다.

그러나 BK21사업의 응모 기준이 엄격해서 지금으로서는 서울대와 포항공대, 과학기술원 정도가 해당될 정도이고 일부대학은 제한된 일부 분야에서 선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 문제다.

이 경우 BK21 사업에서 소외된 대학과 학부모들의 집단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거창한 계획에 비해 배정된 예산이 터무니 없다는 지적도 받을만 하다.

지역우수대학육성은 9개권역으로 나눠 500억원을 지원하며 대구.경북은 90억원을 배정한다고 했는데 과연 이 돈으로 우수대학을 어떻게 육성할는지도 문제다.

더구나 BK21 사업예산 1천500억원으로 두뇌유치와 시설확충 등을 통해 우리대학을 과연 세계수준의 대학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는지부터 따져볼만 하다.

어쨌든 전체적인 계획은 이제 발표된 만큼 세부 사항을 면밀히 검토, 모처럼 세워진 개혁안이 제대로 매듭짓도록 철저한 보완책이 필요할 것 같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