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2기 경제팀의 과제

김대중정부의 2기 경제팀은 대체로 1기 때의 인물들이 유임되거나 같은 경제부처내에서 자리바꿈을 한 수준이어서 지금까지의 경제정책 기조가 크게 달라질 것같지는 않다.

다만 1기경제팀이 출범했을 때는 급박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IMF체제를 빨리 벗어나는 것이 우리 경제의 최대과제였다면 이제는 안정성장으로 그 과제가 바뀌어가고있다는 점이 다소간의 변화를 예상케한다.

그런 측면에서 비록 대폭적인 물갈이는 없어도 강봉균 재정경제부장관을 비롯 과거 고도성장을 이끈 경제기획원출신들이 경제부처에 전면포진된 것은 새로운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2기경제팀에게 주어진 과제는 개각내용이 시사하듯 지금까지 추진해온 구조조정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마무리하고 다소간 호전되고있는 경기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수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잖게 부작용을 일으켜서는 안될 것이다.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부작용을 초래한다면 그런 구조조정으로는 오히려 우리의 경제에 주름만 가져올 뿐 목표하는 경쟁력제고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선 무엇보다 수출이 중요함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있는 무역흑자는 우리 경제를 일단 위기에서 벗어나게한 것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숱한 문제들이 도사리고있다. 근본적으로 경쟁력이 살아나서 무역흑자가 생긴 것이 아니고 수입을 줄였기 때문이고 그나마도 올들어선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고있는 것은 불안스럽기까지하다. 게다가 원유가상승.엔화약세로 갈수록 수출환경이 악화되고있다. 정부의 수출정책도 수출품목의 고도화.첨단화에 맞춰 대규모 금융지원 등 크게 달라져야한다. 여건변화에 맞춰 수출정책도 선진화해야할 것이다.

지금까지 대기업 중심의 구조조정에 매달려왔던 데서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개편으로 방향을 바꿔가는 중소기업정책에도 본격 착수할 단계에 이른 것이다. 실정에 맞는 구조조정과 많은 악재를 돌파할 수 있는 안정적 성장정책은 꿈만 먹이는 비전제시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현장의 소리에 더 자주 귀를 기울여야할 것이다. 또 투자활성화와 수출채산성유지를 위해선 안정적 환율정책과 저금리기조를 유지하기위한 노력도 있어야할 것이다.

이 밖에도 새 경제팀의 현안 과제로는 1백50만명이 넘는 실업문제의 해결, 적자재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재정운용, 일정수준의 복지경제구축등을 들 수 있다. 2기 경제팀의 과제도 결코 만만치않다. 심기일전이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