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취업 고졸 맑음 대졸 흐림

입력 1999-05-25 00:00:00

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내년 고교졸업 예정자들의 취업전망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호전됐으나 전문대 및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들은 신규 채용하려는 기업이 거의 없어 고학력 취업문은 여전히 좁다.

지역 실업계 고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들어 기업체들의 3학년 실습생 파견요청이 크게 늘어 포항여자전자고가 지난달 180명을 삼성전자 구미공장에 실습을 내보낸데 이어 이달들어서도 전기·전자 관련 기업들의 구인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동지여상의 경우도 대기업 공채시험에 합격한 10명을 포함, 30여개 업체로부터 50여명의 취업이 확정됐으며 포철공고와 흥해공고는 3학년 재학생의 절반 가량이 이미 현장실습에 파견된 상태다.

이는 지난해 3학년생(99년 졸업생)의 대다수가 취업은 커녕 실습도 나가보지 못한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학교 관계자들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습생 추천요청이 IMF사태 이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다음달 하순부터는 대학 진학희망자 등 일부를 제외한 70% 이상의 학생들이 실습 또는 취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졸업 예정자들의 취업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 대다수 대학들은 지난 20일을 전후해 일선 기업체에 취업관련 협조공문과 함께 교직원 및 동문들을 통해 학생들의 일자리 찾기에 나섰지만 신규채용을 계획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는 것.

실제로 200여개 포항공단 업체중 포철만이 지난해보다 100% 늘어난 200명의 대졸 및 예정자를 6월 하순 인턴형식으로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웠을뿐 나머지 업체들은 대졸실습생마저 기피해 일부 대학에서는 졸업필수 학점인 '현장실습' 학점처리에 고심해야 하는 지경이다.

모 대학 관계자는 "전국 500여개 기업에 협조공문을 보냈지만 학생들을 받아주겠다는 회신은 단 1건도 없다"며 "올해도 대졸자들의 취업난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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