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휘발유 적발 '겉핥기'

입력 1999-05-24 15:09:00

최근 대구, 경북을 비롯 부산, 경남 등 전국적으로 불량 휘발유가 나돌아 피해자가 잇따르고 있으나 석유제품 품질검사를 대행하고 있는 한국석유품질검사소가 손부족으로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전국의 주유소, 급유소 등의 석유제품 품질검사는 경기도 분당시에 있는 한국석유품질검사소가 전국 4개지방 검사소를 두고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일반인 신분이고 정원이 대폭 감소돼 일손이 부족한데다 지역이 방대해 특정업체만 선별적으로 검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부산검사소의 경우 4명이 2인1조로 부산, 경남, 대구, 경북지역 4천600여개소 석유제품업소의 검사를 전담하고 있어 손부족으로 체계적인 검사를 못하고 있다.

경찰은 올들어서만 대구 성주 경주 등에서 가짜 휘발유 제조범 20여명을 적발하고 주유소 업자 등 10여명을 수배했다.

이 가운데 경주시 천북면 ㄷ주유소 실제 운영자 윤모(44)씨는 최근 공업용제 및 톨루엔을 혼합하여 제조한 유사휘발유 1만6천ℓ를 판매하기 위해 자기소유 유조차에 보관하고 있다가 적발됐다.

또 경주시 안강읍 금모씨(49.판매책)는 서모(57.대구시 대봉2동.구속중)씨 등 일당 5명과 함께 석유에 톨루엔을 혼합시켜 제조한 가짜휘발유를 경주, 포항 등지에 대량 유통시켜온 혐의로 경찰에 수배를 받고 있다.

이처럼 석유제품에 다른 화합물질을 혼합한 유사 석유제품이 시중에 극성을 부리는 것은 석유제품이 마진폭이 적은데다 검사기관의 기능이 미흡한데 윈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의 주유소 마다 가격이 다르고 같은 회사 제품끼리도 덤핑하는 등 과다경쟁으로 가격이 들쭉 날쭉한 것을 보면 가짜 휘발유 유통 가능성이 크다"며 "가짜 휘발유를 근절하려면 검사기관을 공사(公社)화하고 검사원도 대폭 증원해 매월 1~2회 정기적인 품질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朴埈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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