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리스트'있나 없나

입력 1999-05-21 14: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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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두표(洪斗杓)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재직시 신동아 최순영(崔淳永)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자 이른바 '최순영 리스트'의 실재 여부가 다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달초 최회장의 돈을 받은 혐의로 전직 금융감독기관장 2명이 잇따라 구속된데 이어 중앙언론사 전직 사장까지 수사망에 걸리면서 금융계는 물론 정·관계까지 불똥이 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보(李廷甫) 전보험감독원장과 이수휴(李秀烋) 전은행감독원장은 대한생명의 부실경영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최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이미 구속됐으며 홍 사장은 사법처리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최순영 리스트'의 실재 여부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뢰 리스트라는 것이 있을 수도 없고 수사가 전적으로 최 회장진술에만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마치 선반 위에 있는 물건을 하나씩 꺼내듯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 회장이 홍 사장에게 퇴직적립금 예치 대가 등으로 거액을 준 것처럼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최 회장이 대한생명을 경영하면서 나름대로 '줄을 댄'인사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놓았으며 검찰 조사과정에서 이를 하나씩 털어놓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의 정치권 로비가 확인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은 과묵한 성격이지만 평소 정·관·재계·언론계를 대상으로 폭넓게 인맥을 형성해왔던 것으로 알려져왔다.

최 회장이 최근 대한생명 매각방침에 반기를 든 채 대주주 위임장을 써주지 않고 완강하게 버티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와 관련, 국세청이 신동아 계열사에 대해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다각도로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최 회장은 나름대로 복안을 갖고 막후 협상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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