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위기서 확연히 탈출"

입력 1999-05-20 15:00:00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0일 금융위기를 겪은 아시아 국가중 한국과 필리핀은 위기에서 확연히 벗어났다고 말했다.

캉드쉬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4차 동남아중앙은행기구(SEACEN) 총재회의 개막식에 참석, '아시아 경제의 회복 움직임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캉드쉬 총재는 현재 금융위기 국가들은 위기국면의 전환점에 다가서 있거나 이미 이를 통과했다면서 "이중 한국과 필리핀은 위기에서 확연히 벗어났고 태국과 말레이시아도 경기회복의 징후가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캉드쉬 총재는 "올들어 지속된 역내 국가의 급속한 주가회복은 이같은 대내외신인도의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캉드쉬 총재는 "다만 이같은 경기회복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확신하기에 앞서 경제구조의 강화를 위한 많은 과제가 아직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가 앞으로 '고품격의 범세계적 성장(high quality global growth)' 시대로 진입해야 한다는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안했다. 고품격 성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 환경, 즉 건전한 경제주체와 금융기관 그리고 투철한 사회정의 감각에 기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캉드쉬 총재는 이를 위해서는 거시경제의 능숙한 관리는 물론 새로운 국제금융 및 통화시스템의 구축에서 신속한 진전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캉드쉬 총재는 최근 IMF 잠정위원회(Interim Committee) 회의와 지난주 개최된 아.태경제협력기구(APEC) 재무장관회의 등을 통해 이들 과제의 추진을 위한 몇가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소개된 내용은 △건전한 기초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전염효과에 노출된 국가에 위기발생시 지원되는 IMF의 비상신용제도(contingent credit line) 신설 △투명성, 국제기준, IMF의 감시기능 분야에서의 새로운 개념 마련 △바젤 핵심원칙과 금융부문에 대한 IMF 및 세계은행의 새로운 평가기준의 적용을 위한 가맹국과의 정책대화 진전 △헤지펀드 등 과다차입 금융기관의 투기거래 규제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한 제안 △민간부문의 위기해결 참여를 위한 논의 지속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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