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가리'과연 신화창조 할 것인가

입력 1999-05-20 14:06:00

한국형 대작 SF영화를 표방하고 있는 '용가리'. 과연 '신지식인' 심형래의 주가를 높여줄 영화인가 아니면 거품으로 끝날 것인가.

현재로선 아무도 이에 대한 답을 해줄 수가 없다. 최종 완성품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용가리'에 대한 '즐거운 환상'은 계속 들려오고 있다.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와의 계약 가능성', '독일과 200만달러의 새로운 계약 성사 단계'외국은행의 '용가리' 후속작 '이무기'와 '콘돌'에 대한 투자 제의 등이 이번 칸영화제에 참가한 심씨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용가리'는 영상산업에 대한 국내 여론을 환기시켰고, 한국 SF영화의 기술적인 성과를 높이는 등 나름대로 평가를 받고 있다. 또 400만달러에 이르는 해외 판매계약 실적으로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보랏빛'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게 국내영화 관계자들의 얘기. 우선 이제까지 사전판매 방식으로 맺은 판매계약이 법적 구속력을 갖느냐는 점이 '용가리'의 실체를 다시 보게 하는 대목.

심씨는 지난해 9개 지역에 272만달러의 판매계약을 맺은 것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난 17일 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용가리'의 완성시점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우려, 구속력이 없는 조건을 붙여놓았다고 말했다. 계약당사자가 완성품 검증 단계에서 해약을 해도 무방한 조건인 것이다.

또 할리우드 배급망을 타는 부분에 있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가족영화이면서도 폭력성이 강한 '용가리'가 과연 미국과 유럽의 연소자용 영화로 심의를 통과할 수 있느냐는 것. 또 제작중인 제3국의 영화를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가 배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인데 성사 이전에 너무 '호들갑스러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용가리'는 오는 7월17일 한국에서 개봉, '심판대'에 설 예정이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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