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직대통령은 자중하라

입력 1999-05-19 14:49:00

최근들어 활발해진 전직 대통령들의 행보를 보면서 우리는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나온 말들이 모두 사실이고 필요한 것이라고 해도 모두 사실상 정치적 배경을 깔고 있는데다 사실상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으며 또 서로 물고 무는 상호투쟁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직대통령의 상호비방전이 국민들의 호기심은 자아낼지 몰라도 멸시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전직대통령들은 알아야 한다. 고작 한다는 소리가 전두환전대통령과 김영삼전대통령간의 '주막강아지'와 '골목강아지'라는 말싸움이더니 이번에는 노태우전대통령과 김전대통령간에는 '대통령자질'에 대한 '착각논쟁'정도다.

경제를 위기에 빠뜨려 놓은 대통령들이 무슨 할말이 있는가. YS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정말 국민과 역사를 한참 우롱하고 있는 짓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바로 우리나라가 버려야 할 보스정치와 가신정치의 부활을 의미하며 자신의 행동을 변호하려는 거짓말정치의 확대를 의미하기에 더욱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특히 YS측에서 "전전대통령이나 노전대통령은 비자금 추진문제로 김대통령에 아부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여부를 떠나 정황상 그렇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는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권력에 아부하면 추징금에 혜택이 돌아간다면 이는 법치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때 국가운명을 책임졌던 사람이 비록 수천억원의 돈이라고 해도 그 돈 때문에 아부를 한다면 우리국민의 심정은 어떠하겠는지를 두 전직대통령은 헤아려 행동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김영삼전대통령과 전두환전대통령의 경우는 다분히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세력화하거나 정치지향적이라는 데서 또 한번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이 자기들의 텃밭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이는 오산이다. TK정서는 반(反)YS, 반DJ정서 때문에 생긴 것이지 전전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아님을 알아야 한다. 또한 이러한 지역주의 형태를 언제까지 가지고 갈 것인가.

전직대통령이면 이러한 지역주의의 재발을 막는 의미에서도 스스로 자중해야 할 것이다.

정치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현정권 또한 부패든 독재든 간에 표만 얻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그야말로 정치개혁을 달성하는 쪽으로 행동해 주기 바란다. 전직대통령을 이용, 정치를 과거로 돌리는 일은 정말로 반개혁적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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