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3일 경북대 강당-'부틀렉 비틀즈'대구공연

입력 1999-05-17 14:08:00

"겨우 조영필? 영국엔 '부틀렉 비틀즈'가 있다!"유명 가수의 외모와 목소리를 흉내내는 이른바 '모창 가수'. 그러나 그런 '사이비 가수'가 '밤무대' 아닌 콘서트장을 떳떳이 누비며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한국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현재 영국에서 가장 독특한 밴드로 유명세를 치르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부틀렉 비틀즈'는 그런 상상을 깬다.

지난 80년에 창단, 실제 비틀즈보다 더 오랜 기간 연주활동을 벌이고 있는 부틀렉 비틀즈가 한국 순회공연을 갖는다. 오는 21일 대전공연을 시작으로 22일 오후7시, 23일 오후5시 경북대 대강당에서 대구팬들에게 인사한 뒤 28, 29, 30일 사흘간 서울공연에 나선다.

'부틀렉'(bootleg)이란 술 따위를 밀조, 밀매한다는 뜻. 그러나 '패튀김'·'조영필'·'너훈아', 심지어 '쥐방울 자매'처럼 우스꽝스러움을 자처하는 모창가수들을 떠올리는 것은 금물이다. 부틀렉 비틀즈는 존 레넌이나 폴 매카트니 같은 멤버 개개인이 아닌, 그룹 '비틀즈'의 전설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싶어하는 비틀즈 마니아들의 창조물이다.

존 레논 역할을 맡은 리더 닐 해리슨을 비롯한 멤버 개개인은 각자 활발한 솔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실력파들. 일단 부틀렉 비틀즈를 위해 모이면 철저한 비틀즈로 변신한다. 기타는 물론 앰프까지 1960년대산을 고집하며 오리지널 비틀즈의 재단사들에게 의상을 맞추는 정도는 기본. '예스터데이', '렛 잇 비', '헤이 쥬드', '인 마이 라이프' 등 귀에 익은 명곡들을 눈에 익은 모습으로 연주한다. 공연문의 053)421-7880.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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