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세번째 금강산 관광선인 풍악호가 북한 당국의 입항허가 지연으로 13시간이나 바다에 떠돌다 다시 입항 허가를 얻는 곡절을 겪은 것은 원만한 남북경협이 성사되기를 기대하는 우리로서는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측이 지난 1월31일에도 금강호의 입항을 12시간이나 지연, 물의를 빚은데 이어 이번에 또 다시 이와 같은 사태를 발생시킨 것은 우리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남북경협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의아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북측은 이번 사태가 아세아·태평양평화위가 풍악호의 취항을 장전항 실무자에게 미리 통보치 않아 생긴 업무차질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간에 관광선이 100회나 오간 상황에서 「업무차질 때문」이라 설명하는 것은 무언가 석연치 않다.
때문에 일부에서 관측 하듯이 북측이 추가로 돈을 더 요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현대 길들이기」라는 얘기가 그럴싸하게 들린다.
북이 마음만 먹으면 마음대로 입북(入北)을 거부하고 우리는 그때마다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사태가 이처럼 계속되는데도 아무 대책없이 금강산 관광을 계속해야 하는지 싶은 것이다. 금강산관광과 개발은 바람직한 남북협력사업으로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물론 바람직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신의 없이 마구잡이로 날뛰는 북의 처사를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데는 현대측의 잘못도 적지 않다. 입항허가는 물론 약속도 없었던 상태에서 출항시킨 것도 그렇고 금강산관광이 차질을 빚을때의 보상과 재발방지 등을 북측으로부터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지적받을 만 하다. 정부 또한 이번 사태에 일단의 책임이 있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기전에 마무리 짓겠다던 관광세칙·공동해난구조 등을 지금까지 흐지부지 한 채다. 이번 사태에서도 현대측으로부터 『입항이 거부될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도 『알아서 하라』며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니 그게 사실이라면 꾸짖어 마땅하다.
금강산 개발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막대한 인적·물적 교류가 이뤄지는 남북경협사업의 시발점이다. 단순히 한 기업의 이해관계를 떠나 남북대화를 본궤도에 올릴 수 있는 물꼬다. 정부가 이 문제를 신중하게 다뤄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북한도 금강산개발을 외화벌이의 수단 정도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민족 대화합의 차원에서 다시한번 생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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