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교육시안 방향은 좋으나

입력 1999-05-15 14:29:00

새교육공동체위원회가 내놓은 법.의학(法.醫學) 교육개선 시안은 나날이 그 도를 더하고 있는 대입시 과열현상과 고시(考試)열풍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우리교육은 대학입시를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좋을만큼 기형화 됐고 고액과외가 가장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졸학력이면 누구나 사법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현행제도는 엄청난 고시 낭인(浪人)을 양산, 교육의 비효율성이 극대화 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시점에 새교육공동체위가 행정.조세.의료.특허.금융.통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지식으로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직업윤리에 투철한 법률가와 의료인력을 양성키 위해 시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우선 그 명분에 공감한다. 고시만 합격하면 '평생을 보장받는' 현행의 사법제도는 불꽃튀는 국제경쟁시대의 인재양성 제도로서 그 가치를 잃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번 시안은 어떤 형태로든 이룩해야될 법학과 의학제도 개혁의 또 하나의 출밤점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요컨대 이번 시안은 일반대학에서 다양한 학문을 전공한 인재를 법학전문대학원에 영입, 국제경쟁력을 갖춘 법률가로 양성하는 한편 '고시낭인'의 폭증에 쐐기를 박겠다는 것이다.

의학대학원의 경우도 일반대학에서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 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한편으로 고교에서 의학 전문대학원에 바로 진학, 의사가 되도록 하는 등 진로를 다양화 하고 있다.

의학개선안이 시행될 경우 2002년부터 의예과가 없어지기 때문에 과열입시가 다소 가라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 상위권 의과대학생의 39%가 대학입시 재수생이란 통계도 있는 만큼 의예과 폐지와 법학전문대학원의 신설로 입시 과열을 가라앉힐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 법.의학의 개선은 다소간의 조정을 거치더라도 반드시 이룩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번 시안은 법조인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대통령자문기구인 사법개혁추진위 및 법조계, 현재의 사법시험 준비생들과 부딪칠 공산이 크다.

또 수업연한을 법학은 3년, 의학은 2년이나 늘림으로써 이에 따라 법률 및 의료 서비스료의 상승 부담을 어떻게 해결 하느냐도 문제다.

7월에 시안이 확정되는 만큼 그동안 대학.학계.업계 등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서 문제되는 점들을 보완, 새시대에 맞는 제도를 만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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