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대구.경북지역 방문은 거대한 '화해'의 몸짓이다. 역대 정권이 선뜻 결론내리지 못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일단 근대화를 이룩한 공로로 "역사 속에서 존경받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김대통령으로서는 박 전대통령이 정적이자 직접적인 은원의 당사자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화해의 악수를 청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 텃밭으로 이야기되는 영남권 정서에 대한 다급함 때문이라는 정가의 시각도 있다.
김대통령이 박 전대통령과 화해함으로써 지역 정서를 안아보겠다는 적극적 의지로도 보여진다. 또한 동과 서가 화해하고 근대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이 화해하며 그래서 민족의 대화합을 이룩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의 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의 이런 제스처가 내년 대선을 앞둔 지역정서 다독거리기의 하나이면서 민주화 세대로서는 박 전대통령의 연장 또는 또다른 버전중 하나로 각인된 5공 세력에 대한 면죄부로 비춰지는 것은 처음부터 계산된 시도였음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김대통령과 박 전대통령과의 화해, 민주화 세력과 반민주화 세력과의 화해, 나아가 민족 대화합과 다가올 총선까지를 겨냥하고 있다는 풀이가 가능해진다.
김대통령은 지역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모든 지역을 똑같이 사랑하고 예산 배정도 골고루 하겠다"며 결코 특정지역을 편애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고 자신의 시혜에 감복하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내용에 있어서는 지역별 형평성이란 잣대에 의구심을 갖게했다.
김대통령이 지역 기자들과 회견한 뒤 악수를 하는 장면들이 카메라에 잡혀 전해지는 순간 기자들마다 이맛살을 찌푸렸다. 기자들은 김대통령을 똑바로 응시하며 손을 잡았으나 정작 김대통령의 시선은 하나같이 전혀 딴 곳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대구.경북 지역방문에도 지역감정 해소라는 실타래는 단서조차 잡지 못했다는 소리도 있다. 여론 주도층과 밑바닥 정서는 여전히 벌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전대통령과의 화해를 통해 지역정서를 껴안아보겠다는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무언가 지역에 선물보따리를 기대하는 지역정서의 차이라고나 할까. 더구나 김대통령을 지역감정의 또다른 수혜자로 여기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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