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폐교를 앞둔 영천시 북안면 명주초등학교.선생님 6명중 교장선생님은 단축된 정년에 따라, 교감선생님과 여교사 1명은 명퇴신청으로 8월말 퇴직한다. 세 선생님과 어린이 38명만이 남지만 이들도 9월 신학기엔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한다.
그래서 이곳 조용한 시골 학교 학생들과 주민들은 이번 스승의 날이 유달리 쓸쓸하다.
이응호교장선생님은 근속 40년. 영천시 청경, 죽곡초교등 자신이 몸담았던 수많은 초교가 폐교돼 없어졌다고 아쉬워 했다. 그래도 직접 담임을 했던 1천500여명의 제자들중 몇몇이 스승의 날을 잊지않고 찾아줘 고맙다고. 박순학(59)교감선생님은 촌지등 교육계 비리로 떠들썩 할 때 퇴진하게돼 아쉽다고 했다. 역시 명퇴대열에 선 서옥숙(55)선생님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후 과외지도까지 열심이다.
남는 선생님 3명중 최연소인 최원식(45)선생님은 서무 일까지 맡아 더욱 바쁘다. "촌지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현재의 교육개혁은 경쟁력만 강조, 인성교육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교사는 이런 교육 현실속에 이 학교에서 졸업하고 싶어하는 6학년 어린이 8명을 달래느라 가슴 아프다.
"첩첩산골, 아이들도 몇 안됐던 일제시대에도 있었던 학교가 이 좋은 시절에 왜 없어져야 하는지…" 시골 학부모들과 선생님은 같은 심정이다.
운동장 한켠에 아이들 셋이 팔을 펴야 안을수 있는 초대형 플라타나스의 연륜만큼 명주초교의 역사도 만만치 않다. 1936년 북안심상소학교 명주간이학교로 인가돼 교육의 이름을 이 무명시골에 심었었고 43년 정식학교로 개교했다. 그래서 올2월 마지막 졸업식이 된 51회 14명을 배출, 졸업생은 모두 3천631명.
개교이래 교정을 묵묵히 지켜온 플라타너스는 수많은 아이들의 꿈과 재롱, 선생님들의 보람과 좌절등 온갖 풍상을 한몸에 담아내듯 쓸쓸한 스승의 날에 잎들을 더욱 무성하게 피워내고 있었다.
〈영천·金才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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