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구대교구 'ME프로그램'

입력 1999-05-14 14:12:00

5월은 가정·성화(聖化)의 달이다.그러나 정작 가정의 기본 단위인 부부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 어린이날·어버이날등 빼곡한 기념일을 챙기다 보면 오히려 시름에 젖기 일쑤다.

"이제까지 헛 살았어""결혼생활이 아니라 독신생활이었어요" 천주교 대구대교구(교구장 이문희 대주교)의 ME(부부 일치화 프로그램)를 경험한 초로(初老)의 한 부부의 얘기. 참된 가정의 가능성을 경험했다는 말이다.

ME(Marrage Encounter)는 세계 가톨릭 교회운동으로 결혼한 부부사이에 더 깊은 사랑과 일치감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 지난 79년 대구에 처음 도입된 이래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세계 96개국에서 주말마다 실시되며 대구에서도 매월 '한티 피정의 집'과 '왜관 피정의 집'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35-40쌍의 부부가 참여하고 있다. 결혼생활 5년 이상된 부부는 신자가 아니라도 참여가 가능하다.

이제까지 거쳐간 부부는 총 3천354쌍. 75명의 신부와 81명의 수녀도 ME를 체험했다.

'배우자가 가장 아름답게 보였던 때는?''지금 반성하고픈 것은?'등 부부애를 주제로 한 발표와 10분간 쓰고 10분간 얘기하는 '10 & 10'등 배우자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되새기는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다.

신부·수녀는 동성간에 가상 부부(수녀는 수녀끼리)로 참여한다. 가정을 경험할 수 없는 성직자들의 경우 비록 가상이긴 하지만 부부의 삶을 체험, 사목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대구대교구 ME협의회(대표 정시종 김경자부부·지도 조환길신부)는 20주년을 맞아 다음달 13일 효가대 대강당에서 '부부일치는 생명의 길'이란 주제로 '대구 ME 20주년 ME가족 큰잔치'를 개최한다. 이문희 대주교가 집전하는 기념미사와 부부의 주제발표, 10&10, 본당별 장기자랑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홍보를 맡고 있는 이영구·이화연부부는 "'작은 교회'인 부부에게 신혼의 느낌으로 서로의 참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53)473-5712.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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