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갈등 그런것 몰라요

입력 1999-05-13 14:41:00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서로의 마음을 열고 이해한 화합과 눈물의 자리였다. 가정의 달을 맞아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신동학)가 위기일로로 치닫는 현대가족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 12일 대구시 청소년수련원에서 연 '화목한 가정만들기' 고부간담회에는 200여명의 며느리·시어머니들이 참석하여 그동안의 고충과 애환을 털어놓았다.

"며느리를 일찍 사회로 내보내기 위해 유학 보내고 두 손자를 내손으로 키웠어요. 젊을 때처럼 힘이 있습니까, 그래도 혼자서 업고 안고 키우면서 참 힘들었지요"시어머니 우청자(대구시 중구 삼덕1가)씨가 '며느리 뒷바라지' 체험담을 들려주자 참석한 고부들은 젊은 며느리의 성공 뒤에 연로한 시어머니의 눈물이 들어있음을 공감했다.

시어머니와 성격차로 갈등을 겪던 황숙희(47·달성군 현풍면)씨는 '손뼉 원리'만 피하면 가정의 화목은 저절로 자라난다고 말했다.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나듯 고부갈등도 상대적"이라는 황씨는 시어머니가 시키는 일이 잘됐던 못됐던 무조건 "녜, 어머니"라는 대답을 하고부터 고부간의 사랑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참석자 가운데 서너명의 며느리를 제외하고는 '황혼이혼 불가'라는 입장을 표명, 가정을 지키려는 노력을 엿보게 했다.

맹목적 권위 대신 한결 부드러워진 시어머니들과 무조건 시어머니를 거부하는게 오만임을 자각한 며느리들은 편지글을 주고받고, '어머님 은혜'를 제창하며 가정의 달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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