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정국 끝내 장외로…

입력 1999-05-12 00:00:00

한나라당이 12일 오후3시 서울 여의도 둔치에서 '김대중정권 국정파탄 규탄대회'를 열고 장외투쟁을 시작했다. 한나라당의 여의도 집회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의 국회 파행처리 이후 대여 장외투쟁을 선언한데 따른 것으로 서울 송파갑 등의 재선거와 맞물려 항후 정국경색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여의도 집회에서 "국정운영의 잘못과 파행정국의 책임이 여권에 있다"는 주장과 함께 현 정권의 도덕성 문제를 강도 높게 따질 것으로 보여 장외투쟁을 둘러싼 여.야 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발언 등 재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은 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된다는 중앙선관위의 지적에 따라 재선거와 관련된 발언은 가능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야당의 장외집회 계획에 대해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던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한나라당의 장외집회는 선관위의 지적을 무시한 불법집회"라며 불법성을 강조했다. 국민회의 정동영대변인은 "선관위원장 출신인 이회창총재가 선거법을 무시하고 있다"며 "여의도 집회는 부정선거 발대식"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이부영원내총무는 사전 배포된 연설문을 통해 "국민의 정부라던 현 정권이 보인 반민주적인 작태에 국민들은 절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과거 독재정권의 몰락을 경고하며 민주화투쟁을 했던 현 정권이 똑같은 길에 들어서고 있다"고 했다.

현 정권의 도덕성을 집중 성토한 정창화의원은 "야당을 탄압해도 민주주주의는 살아남는다"며 "예상보다 빨리 말기적 증후가 나타나고 있는 여권은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맹형규의원은 '제2 민주화 투쟁 선언사'를 통해 "야당파괴 공작과 표적사정, 정치사찰, 법안 날치기처리 등을 자행하는 현 정권은 독재"라고 규정한 뒤 "독재의 길로 치닫고 있는 김대중정권에 맞서 제2의 민주화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들어 올린다"고 주장했다.

"현 정권은 YS정권보다 민주화를 더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난한 이기택전총재권한대행은 선거관련 발언을 자제하라는 당 지도부의 요청에도 불구 "야당총재가 출마하는 경우 과거에도 여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다"며 여권의 공천취소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여의도집회에 이어 18일 부산에서 장외집회를 열 계획이나 부산지역 상당수 의원들은 "18일은 이총재가 후보등록을 해야하는 날인데다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장외집회를 강행할 경우 인원동원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며 "부산지역 장외집회 개최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부산지역 한나라당의원들은 12일 국회에서 부산지역 장외집회 개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徐泳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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