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접하기 힘든 터키, 인도 등 제3세계 작가들의 장편소설이 나란히 번역, 출간됐다.
터키문학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인 오르한 파묵(47)의 '새로운 인생'(민음사 펴냄)과 인도 최고의 여성작가 쇼바 데(51·사진)의 '두번째 생각'(문이당 펴냄).
'제임스 조이스'에 비교될만큼 현대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파묵의 '새로운 인생'은 자기인생을 바꿔버린 한 권의 '책'의 비밀을 풀기 위해 방랑하는 한 남자의 여행과 모험을 그린 로드 소설이다.
한 권의 신비스러운 책을 찾아떠나는 형이상학적 추리형식을 띤 이 작품은 감각적이고 위트 넘치는 문체와 미스터리적 스토리, 실타래처럼 복잡한 플롯과 작품 곳곳에 특별한 장치들을 숨겨 놓아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력을 총동원해 추적하도록 요구한다.
우연히 책 한권을 읽고 이상적인 세계를 찾고자 하는 열망에 사로잡힌 공학도인 주인공 오스만. 집을 떠나 버스여행길에 오른 오스만은 그 책을 읽고 있는 '자난'이라는 아름다운 소녀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연인인 '메흐멧'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 책'을 읽는 모두가 위험할 것이라고 경고한 메흐멧이 저격당해 죽는다.
의문에 싸인 그 책의 비밀을 풀기 위해 노력하던 오스만은 몇년후 책의 저자와 '새로운 인생'이라는 제목의 책의 실체를 알게 된다. 단테의 번역서들, 릴케, 쥴 베른, 셜록 홈즈, 마크 트웨인 등 서양의 많은 고전에서 인용한 그 책의 정체를 안 오스만은 쓸쓸한 자각을 갖게 된다는 줄거리다.
이스탄불 태생으로 대학재학 중 전업작가로 나선 파묵은 세번째 소설 '하얀 성'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으며 97년 발표한 '새로운 인생'은 17개국어로 번역돼 나왔다. 그의 모든 소설은 공통적으로 '삶의 의미를 찾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진정한 자아를 찾아나서는 현대인을 그리고 있다.
한편 쇼바 데의 소설 '두번째 생각'은 오늘을 살아가는 인도여성의 삶과 결혼이 여자에게 어떤 의미이며 사랑과 결혼은 어떤 관계인지를 모색한 작품이다. 인도 전통관습을 깨뜨리고 화려하게 성공한 진취적 현대 여성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그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그녀의 또 다른 장편 '봄베이의 연인'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는 인도의 보수적인 북동부 도시 캘커타에서 자란 전형적인 벵골여성 '마야'와 남서부의 현대적인 도시 봄베이(뭄바이)출신 은행원 남편 '란잔'의 무미건조한 결혼생활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고부간의 갈등, 일상에서 탈출하고픈 여인의 욕망을 섬세하게 추적해 여자에게 있어 진정한 결혼생활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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