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돈줄 움켜쥔 FRB의장

입력 1999-05-10 14:47:00

지난 88년 레이건 행정부 시절 '경제 대통령'이라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 지명된 앨런 그린스펀〈사진〉이 내년 6월 재임명을 받아 빌 클린턴 대통령이 퇴임한 뒤에도 미국 경제를 좌지우지할 전망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레이건 행정부 말기에 취임, 부시·클린턴 행정부를 거치면서 현재 3번째 임기를 수행 중에 있으며 내년 6월 임기가 만료된다.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 최신호에 따르면 백악관은 현재 철저한 공화당원인 그린스펀 의장을 재임명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는 그린스펀 의장이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감안된 것이지만 2000년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워싱턴 정가의 역학관계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그린스펀 의장의 현 4년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6월은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가 거의 끝난 상태로 클린턴 진영에서는 대통령이 FRB 의장에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등과 같은 월가에서 선호하는 인물을 지명한다 해도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측이 인준을 거부할 것이란 계산을 하고 있다.

공화당측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FRB 의장에 임명돼 대선에서 앨 고어 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를 정치적인 측면에서 운용할지 모를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꺼릴 것이란 지적이다.

백악관 입장에서는 그린스펀이 공화당원이기는 하나 수십년래 최고의 경제를 유지하고 있고 미 경제의 팽창을 지속시킬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란 점에서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올해 73세인 그린스펀은 의장직을 다시 맡을 것인지에 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으나 클린턴 진영은 그가 차기 대통령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해 중도에 사임할 가능성이 있지만 FRB 의장 재임명을 수락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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